'협상의 달인' 트럼프·'로켓맨' 김정은, 알고보면 '찰떡궁합'?

백지수 최경민 기자
2018.06.08 04:36

[the300][6·12 한반도 대전환]알쓸'싱'잡-①'프로 막말러' 트럼프와 김정은, 의외의 궁합

"트럼프와 김정은? 의외로 둘이 잘 맞을 것 같은데…"

지난 1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의 만남을 모두 조율해본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다. 얼마 전까지 서로를 맹비난하던 사이, 그것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럭비공' 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시선이 가득한 것도 사실이다.

두 사람의 나이만 보면 아버지와 아들 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46년생으로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1942년생) 또래다. 1984년생인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81년생) 보다 3살 어리다. 거구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보다 약 20㎝ 더 크다. 서 있으면 시선을 맞추기 쉽지 않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성향을 일일이 뜯어보면 오히려 접점이 적잖다. 두 정상 모두 3대째 권력을 이은 '금수저' 출신이라는 점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벌 3세라고 할 수 있다. 할아버지부터 부동산 재벌이었다. 대학도 '명문'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을 나왔다. 돈이 곧 권력인 자본주의 국가 미국에서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살았다. TV리얼리티 쇼에도 출연해 "넌 해고야"(You're fired)를 외치고 다녔고 결국 대통령까지 하고 있다. '협상의 달인'이라는 별명도 업계에서 얻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대놓고 권력을 '세습'했다. '백두혈통'을 이은 북한의 3대 최고지도자다. 당연히 부유하게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엔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고 북한 내 최고 명문대인 김일성종합대에서 공부했다. 이 때문에 선대들과 달리 서구 문화에도 정통하게 됐다는 평가다. 미 프로농구(NBA)를 즐겨보며 데니스 로드먼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할 정도다.

즉흥적인 성격, 돌발적인 언사, 거침없는 결단 등에서 양 정상이 비슷한 면모를 보이는 것은 이같은 '금수저' 체질 때문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경우 '로열' 출신답게 나이 많은 사람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됐다. 72세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깍듯하게 대했고 65세인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엘리베이터에 먼저 탑승하게끔 하는 등 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기싸움은 하겠지만 연장자에 대한 예우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식성도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테이크 같은 고단백 식단을 즐긴다.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케첩을 범벅으로 고기에 발라 먹는다고 전해졌다. 맥도널드 햄버거 마니아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 역시 서구적 입맛에 길들여져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에 따르면 캐비어, 스테이크, 스위스산 에멘탈 치즈 등 고단백 식단을 좋아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햄버거 회담'이 기대되는 이유다.

정치 스타일도 비슷하다. 김 위원장은 권위주의 체제의 독재자,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 체제의 지도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스트롱맨'으로 불린다는 점에서 교집합이 있다. 정치적 동반자는 피가 섞인 가족들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로는 딸 이방카 보좌관 혹은 제라드 쿠슈너 백악관 고문이 자주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다.

'싱가포르 담판'은 한국전쟁 휴전 이후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만나는 역사적 순간이다. 체제의 차이 속에서도 양 정상이 인간적인 접점을 확인하고 신뢰관계를 쌓아갈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WWE에 직접 출연했을 정도로 '쇼'에 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시나리오를 써올지도 지켜볼 일이다. 제2, 제3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기대되는 시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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