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불로소득 증세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청와대의 선택이 주목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 관련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보인 가운데 청와대는 청와대는 논의할 시간이 있다는 기류다. 다만 파장을 의식한 듯 극도로 말을 아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넓어지는 것을 포함, 권고안의 방향에 "어제 (특위가) 제출을 했으니 정부 차원에서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권고안에 대한 정부 공식입장을 말씀하실 것"이라 밝혔다. 정부 입장의 채널은 기재부로 통일하는 걸로 보인다.
청와대가 입장을 자제하는 데는 확정안이 아닌 탓도 있지만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세제 개편을 추진하다 여론 역풍에 부딪친 정부가 한둘이 아니다. 특히 참여정부때 종합부동산세의 '악몽'이 있다.
물론 대통령직속 특위의 권고안인 만큼 내용은 일단 문재인정부 정책방향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자에 대한 세금을 강화해 과세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게 문재인정부 5년을 관통하는 목표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과세형평 제고를 큰 목표로 걸고 자산소득·초고소득 및 탈루소득 과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세수입을 늘리기 위한 방안에도 대주주의 주식 양도차익 등 자본이득 및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도 포함했다.
재정특위도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금융소득의 상위계층 쏠림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을 통해 '금융 고소득'에도 과세형평이 필요한 걸로 본 셈이다.
문 대통령의 관심도 법인세보다는 소득세 개편을 통한 과세 정상화에 맞춰져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 증세 수단으로 법인세 대신 소득세, 부동산 보유세, 상속·증여세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우선 고소득자, 고액 상속, 일정금액 이상의 자본소득에 대한 세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당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대선후보 설문에서 답했다.
민주당 대표이던 2015년 머니투데이 더300 인터뷰에선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법인세를 정상화하고, 고소득자 과세를 강화해 복지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 많은 소득에 더 높은 세율"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지론이기도 하다. 장 실장은 저서 등을 통해 "소득세와 법인세 누진구조를 강화하면 소득불평등 완화정책은 효과가 빠르고 클 것"이라 전망했다. 또 소득세가 초고소득 계층에 대한 누진구조가 효과를 내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재정특위 권고안을 보는 청와대 시각에 힌트가 될 수 있다.
청와대는 이 세제가 당장 시행되는 것이 아닌데다 정부 내 반대기류도 고려해 아직 논의할 시간이 있다는 기류다. 여론의 추이도 변수다. 특위의 권고안을 정부가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7월에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담고 9월 이후 정기국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비로소 2019년에 시행하면 납세자들은 내년 연말에야 바뀐 종부세 과세 고지서를 받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