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경고등' 켜진 소득주도·혁신성장, 그들의 변명

이건희 기자
2018.07.22 17:03

[the300][문재인정부 성장노트]'뻔했던' 정부의 지표 분석…인구전망 장밋빛→잿빛 급선회

[편집자주] 국민들이 문재인정부에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지율을 통해서다. 80%를 넘나들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대로 떨어졌다. 표면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의 여파다. 근저엔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의문이 깔려있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포용 성장 등 개념도 다양하다. 문재인 정부의 성장노트를 정리해봤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18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8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견고했던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국민들의 경고다."

국민들이 문재인정부에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지율을 통해서다. 80%를 넘나들던 지지율은 60%대로 떨어졌다. 정부가 출범한지 만 1년이 넘은 지금 경제 정책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다. 고용은 올 상반기 내내 부진했고, 소득불평등은 심화했다. 8350원으로 오른 최저임금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핵심 정책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 비상등이 켜졌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과거 패러다임이 바뀌고 효과를 내기까지 시차가 있다고 설명한다. 여당 의원들은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발한 정부가 아직 1년 밖에 되지 않았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한다.

대신 정부·여당은 정책 방향을 고치기보다 속도를 조절키로 했다. 소득·일자리 지원을 확대해서 걱정을 진화하려 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선 그동안 부진한 경제지표들을 해명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 규제혁신 지연 등을 부진한 이유로 꼽았다.

분석은 변명에 가까웠다. 일부는 1년 만에 말이 180도로 바뀌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 분석이 그랬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첫 경제정책방향을 브리핑하면서 에코붐세대(1991~1996년생)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장년층 인구도 노동시장에 남으면서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밋빛이었다.

1년 뒤 정부의 인구 분석은 잿빛으로 바뀌었다. 올해 하반기 경방에서 정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빨라졌고, 노동공급 제약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30만명 수준을 예상한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안팎에 머무른 원인 중 하나를 인구라고 지목한 것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오래 전부터 우려되던 내용이었다. 야권에선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지연된 규제혁신은 정부가 자초한 변명이었다. 지난해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으로 혁신성장을 소득주도성장, 일자리중심경제, 공정경제에 이어 4번째로 소개했다. 반면 올해가 되자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과 양 날개를 이루는 중요한 성장 축이 됐다. 하반기 최우선 입법으로 각종 규제를 해소할 규제혁신5법이 될 정도였다.

초기 구상에서 우선순위가 밀렸던 만큼 정부는 올해 경방에서 혁신성장 성과를 소개하기보다 주로 반성을 늘어놓았다. 기업활력 약화 등으로 체감할 만한 혁신성장 성과가 부족했다는 것, 신성장동력 발굴도 지체되고 있다는 자책 등이 그것이다.

여권 일부에선 뒤늦은 규제혁신이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여당 의원은 "소득주도성장도 중요했지만 금융혁신 등 혁신성장이 늦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혁신성장은 레토릭(수사)만 늘어놓은 것"이라며 "또 규제는 관료들이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인데, 이들에게 규제 혁신을 하라고 한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고 말했다.

어두운 지표만큼 궁색한 변명에 일각에선 문재인정부의 현실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는 90%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완한다고 낸 통계들은 발표해선 안 되는 것이었다"며 "임금 이슈만 해도 기존 호봉제와 취업자·미취업자들의 현황 분석이 면밀해 돼야 하는데 단순히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구호로 때우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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