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판에 밥받고 직장인들과 '런치타임'한 文, "주52시간은…"

최경민 기자
2019.12.17 17:40

[the300]국무회의에서는 '민식이법' 등 거론하며 '국민 안전' 강조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을 찾아 직장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2019.12.17. since1999@newsis.com

"대기업이 하청을 줄 때 주 52시간의 근무시간에 맞춘다든지, 그런 것을 정해줬으면 하는 거죠?"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서울 구로구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 및 커피숍에서 진행된 '대통령과의 점심' 행사에 참석해 양지승 철산엔터테인먼트 본부장에게 이같이 물었다. 양 본부장이 원청 업체가 갑자기 물량을 몰아서 주문할 때 생기는 어려움을 토로하자 나온 말이었다.

양 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해결책에 대해 "오후 5시에 일을 줘도 조금 더 (주52시간에 맞춘) 유예 시간을 준다든지(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공공부문은 주52시간을 감안해서 납품기한을 조정하는 것을 시행했는데 민간기업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게 연쇄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이다. 대기업이 노동시간 같은 것을 고려하지 않고 남품기한을 지정하게 되면 또 하청은 이를 지키기 위해서 무리하게 직원들이 일하게 된다"며 "그만큼 가사와 아이 돌보는데 어려움이 있게 된다. 이게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이에 양 본부장은 "어제도 (밤) 12시에 아이를 재우고 남은 업무를 했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대통령과의 점심'은 이같이 문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 직장인들로부터 현장의 여론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국민들 손에 잡히는 경제적 성과를 참모진들과 내각에 주문해온 문 대통령이 직장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정책 아이디어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였다.

10여명의 직장인들이 성별, 세대별로 골고루 선정돼 참석했다. 문 대통령도 직접 식판에 밥을 받으며 직장인들과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

유소희 모렌소프트 사원은 문 대통령에게 "청년들을 위한 제도가 홍보가 많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고, 문 대통령은 "청년 맞춤형 정책에 대해 모르는 분이 너무 많다"고 공감했다. 한 여성 참여자가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거론하자 "초등학교 시절부터 성인지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규제 때문에 영업을 못하거나 아이디어는 있는데 못하거나 이런 경우가 있는가"라고 참석자들에게 질문했고, 이에 한 참석자가 정부 구매조건부로 개발한 물품이 실제로 구매가 잘 진행이 안 된 점을 거론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자세한 내용을 저에게 보내달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 남성 육아휴직 문제, 산업기능요원 문제 등이 대화 주제였다.

이 행사에 앞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는 '국민 안전'을 챙기라는 지시를 내렸다. 경제 뿐만 아니라, 각종 민생 문제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이른바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하준이법'(주차장법 개정안)이 공포되는 점을 거론하며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해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 지자체와 협력하여 스쿨존 교통안전 강화대책의 실효성을 높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블랙아이스(도로 표면의 얇은 얼음)로 인한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점을 언급하면서는 "겨울철 교통안전 대책을 긴급 점검하여 눈길과 빙판등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 요인을 줄여야 한다. 우선적으로 안전 대책을 강구하라"고 힘을 줬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노력하면 실제로 안전 사고는 줄어든다. 국민 안전은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며 "국민은 재난에서 안전할 권리, 위험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또 "안전은 국민 삶의 기본이고 성숙한 사회의 첫 걸음"이라며 "안전이 결코 비용의 낭비가 아니라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모 동시 육아휴직을 위한 시행령이 통과된 점과 관련해서는 "삶의 부분에서 개선이 있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 잘 알려 달라"고 말했다. 고(故) 김용균씨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시행령이 의결된 것에 대해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잘 설명하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을 찾아 직장인들과 점심식사를 한 후 카페에서 직장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발언하고 있다. 2019.12.17. since19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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