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7석의 '슈퍼 여당'으로 거듭난 더불어민주당의 1호 당론 '일하는 국회법' 아이디어를 총 망라해 21대 국회 새로운 로드맵을 그렸다. 당내 '일하는 국회 TF'의 토론내용을 종합해 9가지 핵심 아젠다로 구체화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없애고 '윤리특별위원회' 기능을 결합한 '윤리사법위원회'를 신설한다.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분리하고 불성실 국회의원에 패널티를 주는 내용도 법제화 된다.
민주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일하는 국회 최종결과 보고서'를 마련, 11일 일하는 국회 전체회의에서 논의한다. 민주당은 이를 반영한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국회법 개정안)'을 김태년 원내대표 대표발의, 176명의 민주당 의원 전원 공동발의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1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단독 입수한 민주당 일하는 국회 추진단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없애면서 '법제'를 덜어낸 '사법위'에다가 '윤리특별위원회'를 합해 '윤리사법위원회'를 만든다.
법안 체계·자구 심사는 국회사무처 또는 입법조사처 내 전문검토기구가 맡는다. 상임위 법안소위는 이 검토의견을 들어 의결하며 만약 검토의견 취지와 다르게 의결하면 심사보고서에 그 이유를 기재해야 한다.
법사위가 그동안 체계자구 심사권을 빌미로 법안을 계류시키거나 국무위원을 출석시켜 법안과 무관한 현안질의로 신속한 법안 처리를 발목잡아 온 폐단을 없앤다는 취지다. 대신 기존의 윤리특위 산하 자문위원회를 없애고 미국 하원처럼 국회의장 산하 윤리조사위원회를 신설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일하는 국회 관련 법안을 다듬은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조사위원회에서 엄격하게 진상조사를 한 뒤 결과를 윤리위원회에 보고하고, 의원들이 심의·의결하되 60일이 넘으면 본회의 자동부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탄핵소추·체포동의안·해임건의안 본회의 상정도 의무화 했다. 과거 탄핵소추안 등이 요청된 지 72시간 안에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폐기 됐다. 개정안은 탄핵소추 또는 체포동의안과 해임건의안이 요청되면 다음날 곧바로 본회의가 열려 안건이 자동 상정되도록 한다.
이번 법안과 일하국 국회 관련 보고서을 보면 날카로운 개혁안 즐거운 상상력이 섞인 '조응천스러움'이 포착된다. 대표적인 예가 '상임위 드래프트제'다. 조 의원은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모여 18개 상임위원회를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방식으로 뽑으면 탈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조 의원은 "상임위원회 배정을 두고 여야 협상이 길어지면서 원구성이 평균 40일 넘게 걸리곤 했다"며 "프로야구 드래프트처럼 교섭단체 1정당, 2정당, 더 늘어나면 3·4 정당 원내대표가 둘러앉아 순서대로 '픽'(고르기)를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금 국회 상황을 가정하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먼저 '1픽' 권한으로 법제사법위원회를 고르면 다음 순서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2픽'으로 남은 17개 상임위 중 우선순위를 고르는 방식이다.
조 의원은 "실시간으로 중계도 하고, 상대 정당이 예상치 못한 상임위원회를 우선 골라가면 '작전타임'도 외치는 것"이라며 "운영위원회나 정보위원회는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 하는 등의 전제조건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착한 새치기' 제도도 기발하다. 상임위별 안건 상정을 간사간 협의 대신 '선입선출'로 간단하게 만들어 국회가 "죽어라 일 할 수 밖에 없도록 하자"고 조 의원은 제안했다. 국정 현안이 있을 때만 위원장과 간사가 협의해 '착한 새치기' 카드를 활용, 법안 상정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한다.
조 의원은 "대표위원이나 간사가 안건 상정여부로 시간을 끌거나 소위 '장난질' 치지 못하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사회, 경제, 재정적으로 긴급현안만 '착한 새치기'를 허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스템 정비는 과거 국회가 국회법상 단서조항을 근거로 들며 법정시한 대신 여야 합의를 우선시하다보니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로 전락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조 의원은 "잘못된 관행으로 원내대표간 '합의'가 없으면 국회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묵인해왔다"며 "특히 훈시를 안지켜도 된다고 생각하는 일부 의원들도 생각을 고쳐야 한다. 법원을 비롯한 다른 행정부처들은 스스로 지켜야 할 임무를 훈시규정에 두고 있다. 훈시로 재척기간을 명시해 주어진 시일 내애 반드시 처리해야 할 업무로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분리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국정감사법 2조 1항에 따르면 '국회는 국정전반에 관해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국정감사 시작일부터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감사를 실시한다. 다만, 본회의 의결로 정기회 기간 중에 감사를 실시할 수 있다'로 명시했는데 여기서 '다만' 부분을 삭제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조 의원은 "'다만'을 붙인 단서조항을 삭제하면 정기국회 전에 국정감사를 할 수 있다"며 "3월부터 상임위별로 필요에 따른 현안질의와 사실상 국정감사를 쪼개서 할 수 있도록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성실한 국회의원에 대한 패널티 제도와 상임위원회별 복수법안소위, 예산결산위원회 소소위 '깜깜이 심사' 방지 등도 21대 국회 개혁의 보조장치다.
조 의원은 "여름 1달과 겨울 20일간 '연휴기간'을 제외하고 늘 상 열리는 국회, 일 안하면 월급 깎는 국회 그리고 '버티기'와 '밀어내기'가 불가능한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게 바로 4.15총선에서 표를 주신 국민을 닮은 국회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개정안엔 △국정감사 정기회 이전 마무리(총선 있는 해는 9월30일까지 실시) △의장·부의장 후보는 의원 임기 개시 3일 전 등록(미 등록 의원은 의장 또는 부의장 선출 불가) △매월 1일(정기회 기간 제외·8월에는 16일) 개의 및 7월15일~8월15일, 12월11일~12월31일 휴회 통한 상시국회 △매주 월요일 또는 화요일 오전 10시 상임위 전체회의 및 매주 수요일 또는 목요일 오전 10시 소위원회 개회 △복수 법안심사소위 가동 △법안 선입선출 처리 원칙(경제사회적 긴급현안은 간사협의로 우선 처리)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