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는 모이면 다 당 대표 얘기한다 아입니꺼"
2일 찾은 부산은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에 대한 기대로 술렁이고 있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 지지기반인 부산에서 관심은 더 집중됐다.
국민의힘이 부산 벡스코에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개최한 이날 부산 시내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당 대표 후보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이번만큼은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에서도 '이준석 돌풍'은 피부로 느껴졌다. 부산 진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임모씨(56)는 "아무래도 이번에는 젊은 사람이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며 "이준석한테 기회를 줘 보고 싶다. 확실히 사람들이 이준석에게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부산역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모씨(53)는 "그래도 젊은 사람이 낫지 않겠냐"며 "나이 든 사람들은 고지식한 이미지가 있다. 이제는 그것을 깰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요구르트 판매원으로 일하는 최모씨(76)는 "무조건 이준석이 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얼마나 똑똑하냐. 사실상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한다"며 "이준석은 방송에서 나와 말하는 걸 보니 아주 똑똑하더라. 나랑 남편은 모두 이준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인 김모씨(72)는 운행 도중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확실히 부산 민심이 이 전 최고위원에게 우호적인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사람들이 우리 정치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손님들 말을 들어보면 이준석처럼 새로운 사람한테 맡겨서 정권교체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준석이 해도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한 회의적 시각도 있었다.
부산 남구에 거주하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전모씨(31)는 "언론에서 이준석 후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아직 당 대표를 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싶다"며 "경험과 경륜이 있는 나경원 후보가 하는 게 더 맞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좋아서 뽑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면서 전당대회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이모씨(43)도 "이준석이 유승민계라던데 중요한 대선을 앞두고 공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가끔 말을 심하게 하는 모습도 보이는 것 같아 당 대표를 잘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안 든다"고 말했다.
자신을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밝힌 한 60대 남성은 "민심과 당심은 다르다"며 이 전 최고위원 대세론을 비판했다. 그는 "내가 느끼기에 당원들의 마음은 이준석이 아닌 것 같다"며 "완전히 까보기 전에 결과는 모른다"고 말했다.
후보들의 합동연설회가 진행된 벡스코 현장의 분위기는 더 뜨거웠다. 이날 현장에는 후보 관계자들과 취재진, 연설회 진행을 도울 당직자 등 소수의 인원만 입장이 가능했다. COVID-19(코로나19)가 바꾼 전당대회의 모습이다.
일부 당원들은 입장이 불가함을 알면서도 연설회가 진행되는 건물 밖에서 대기하며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응원했다. 주호영 의원과 홍문표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이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 당원들은 큰 목소리로 그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이영 의원과 김재원 전 의원 등은 연설 시작 직전 밖으로 나와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유세전을 펼쳤다. 자신의 명함을 직접 나눠주기도 하고 반갑게 사진을 찍기도 했다.
내부에서는 후보자들 간의 반가운 인사가 이어졌다. 앞서 토론회 등에서 서로를 향해 날 선 발언을 내놓던 후보자들이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또 부산에 지역구를 둔 박수영 의원, 황보승희 의원, 김도읍 의원, 서병수 의원 등이 연설회장을 찾아 후보들을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당대회가 당 내부의 가장 큰 행사인 만큼 다들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지난달 30일 광주·전북·전남·제주 지역부터 시작한 2021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는 이날을 포함해 총 5차례로 진행된다. 남은 연설회는 3일 대구·경북, 4일 대전·세종·충북·충남, 5일 서울·인천·경기·강원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