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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공소청·중수청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검찰 개혁 입법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출범한 검찰청은 오는 10월 78년 만에 문을 닫게 된다. 2026.03.23.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0809405839290_1.jpg)
"오로지 중요한 기준은 다수 국민의 최대 행복이다. 국민의 삶을 직접 책임질 때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실험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특정 정치 집단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당시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이른바 'ABC론'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ABC론은 유시민 작가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정치인 또는 지지자를 가치추구형(A), 이익추구형(B), A와 B의 교집합(C)으로 나눠 설명한 분류법이다. 유 작가의 발언을 두고선 검찰개혁으로 인한 여권 내 갈등이 겨우 봉합되던 찰나 또 한 차례 분열을 조장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치권에서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통령은 "국민을 기준으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판단한다면 무슨 이념이고, 가치고, 개인적 성향이 중요하겠냐"고 했다. 특히 "정치는 현실이다. 균형감각이 중요하다.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0년 전 영화 '곡성'의 명대사처럼 "뭣이 중헌디"라며 논란을 정리한 것이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극심한 분열 양상의 와중에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과 'ABC론'이 등장하자 여권 일각에선 '왜 하필 지금이냐'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집권 1년도 채 안 됐는데 당권, 나아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여권 내에서 힘겨루기를 하느라 국정 동력을 갉아먹는 일을 자초하는게 맞느냐는 비판이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민생 위기에 대응하려면 힘을 하나로 합쳐도 모자란 때에 에너지를 허비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시기'도 그렇지만 검찰개혁안의 '내용'을 두고선 이견이 더 컸다. 이 참에 정치검찰의 잘못된 행태를 끊어내야 한다는 원칙론과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현실론이 맞섰다. 검찰개혁 당정청 합의안에서 강경파가 요구한대로 특사경(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찰 지휘 조항이 아예 삭제되자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수사의 질도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합의안은 강경파의 주장에 가까운 결론으로 귀결됐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다루게 될 형사소송법 개정이란 큰 산이 남아 있다. 특히 6·3 지방선거 후 전당대회를 앞두고 형소법 개정 논의가 갈등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이 과정에서 여권 내 갈등이 재분출하고 검찰개혁 외 다른 시급한 이슈들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중동 전쟁은 미국과 이란의 극적 합의로 2주간의 휴지기에 접어들었다. 완전한 합의로 종전이 이뤄져도 전쟁의 후폭풍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을 뒷받침해야 하는 여권에는 내홍과 분열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는커녕 고통과 혼란을 가중시킨다면 그것은 개혁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인권 보호와 억울한 피해자 구제 등 국민 권리 보호를 최우선으로 형사사법 체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충분한 숙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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