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장 이복현·공정위원장 강수진…1970년대생 발탁

박종진 기자
2022.06.07 11:17

[the300]

(서울=뉴스1) = 윤석열 당선인과 함께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당론 결정에 반발하면서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9월 1일 '삼성 불법승계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이복현 부장검사. (뉴스1 DB) 2022.4.13/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새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에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릴만큼 특수통 검사로 꼽히는 이 전 부장검사는 '윤석열 사단'으로서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

첫 공정거래위원장에는 호남 기반의 여성 법조인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교수가 인선된다. 새 금융위원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됐다. 나라 안팎으로 금융불안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고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들과 오랜 경험을 쌓은 관료 출신을 시장에 영향이 큰 경제·금융 수장들로 각각 발탁했다.

(본지 6월2일 보도 [단독]尹대통령, 첫 공정위원장에 '호남'·'여성' 강수진 교수 내정, 5월4일 보도 [단독]공정위원장에 사상 첫 '판사 출신'…금융위원장은 김주현 참고)

7일 대통령실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같은 인선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먼저 금융권의 관심을 모았던 금감원장에는 이복현 전 부장검사가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금감원 설립 이래 처음이다. 당초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 등 경제관료 출신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이 전 부장검사로 결론났다. 이 전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2기)는 1972년생으로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2006년 대검 중수1과장으로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담당했을 당시 차출돼 도왔고 2013년 윤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을 이끌 때에도 함께 했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 때 역시 상당한 역할을 했다.

이 전 부장검사는 4월 소위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사태가 터지자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지휘부를 직격하고 검찰을 떠났다. 당시 이 전 부장검사가 쓴 "껍질에 목을 넣는 거북이마냥, 모래 구덩이에 머리를 박는 타조마냥 사라져버리시는 분들을 조직을 이끄는 선배로 모시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서는 대통령의 강한 신뢰를 받는 특수수사 전문 인사가 금감원장에 발탁된 배경에는 지난 정권에서 진행되지 못한 금융 범죄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여러 대규모 금융 관련 범죄 의혹 등이 문재인 정부에서 제대로 조사되지 못했다는 시각에서다.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공정거래위원장에는 1971년생인 강수진 교수가 내정됐다. 강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법과대학원에서 석사를 밟았으며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검, 대전지검 등에서 검사로 일했다. 2008~2010년에는 공정위 송무담당관으로도 활동했고 2011년부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윤 대통령과 인연도 있다. 강 교수는 1997~1999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하며 카풀 등을 통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법조인 출신 인사를 공정위원장으로 임명하기로 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경제학자 출신 공정위원장을 연이어 임명하면서 공정위가 경쟁 촉진 등 본연의 역할에 소홀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 교수가 공정위원장에 최종 임명될 경우 공정위 출범 이래 두번째 여성 위원장의 사례도 된다. 강 교수는 호남에 기반을 둔 인사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강 교수의 부친인 강현중 전 사법정책연구원 원장은 전북 익산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부정방지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일각에서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이 검사 출신 인사들을 지나치게 기용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대통령실은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신임 금융위원장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김 협회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을 시작해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2012~2015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역임한 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일했고 지난 2019년부터 여신금융협회장을 맡고 있다. 온화한 성품에 동료들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확고한 시장경제 원칙을 지녔다는 평가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10회 여신금융포럼 ‘여전사 디지털 리스트럭처링’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1.12.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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