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직전까지 尹과 '초밀착'한 與의원들…"점점 더 尹 비호" 왜?

박소연 기자
2025.01.15 16:58

[the300]국민의힘 의원 30여명 관저서 체포영장 집행 저지·불법성 강조…의원 수는 줄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1.15/사진=뉴스1 /사진=(과천=뉴스1) 김영운 기자

여당이 현직 대통령 초유의 체포 사태에 일제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사법부를 강력규탄하며 고발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현역 의원 30여명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 체포 집행을 막아서고 윤 대통령과 대면하며 밀착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반등 추세를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관저에 모인 인원이 줄어드는 등 거리두기가 이미 시작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은 15일 오전 5시부터 대통령 관저 앞에 모여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중단을 촉구했다. 오전 9시 기준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은 김기현·나경원·윤상현·조배숙·이만희·이철규·정점식·이상휘 의원 등 30여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만료일이었던 지난 6일 모인 40여명에 비해선 줄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김기현 의원(가운데)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찰 진입을 지켜보고 있다. 2025.1.15/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김기현 의원은 관저 앞 회견에서 "불법 영장의 불법 체포, 군사보호시설에 임의로 침범하는 매우 나쁜 선례를 반복해서 남겼다"며 윤 대통령 체포를 '폭거'로 규정하고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물겠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더이상 불법, 무법으로 법치주의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불법성을 강조했다.

윤상현·권영진·이상휘·박충권·김기현 등 여당 의원들 다수는 윤 대통령이 체포되기 직전 관저 안으로 진입해 대면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야당이) 감사원장까지 탄핵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내가 임기를 2년 반 더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했다", "젊은 사람들도 집회에 많이 나온다. 현실을 아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나는 가지만 정권 재창출을 부탁한다"는 취지의 발언들을 했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당이 이처럼 탄핵심판이 예정된 윤 대통령과 여전히 밀착한 것은 윤 대통령이 보수진영의 구심점으로서 정치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윤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되는 당일까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공수처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또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등 지지세력을 향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청사 앞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1.15. /사진=뉴시스 /사진=김근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것도 대통령과 당의 분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수 지지층이 격앙돼 있는 상황에서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극우성향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상위권으로 떠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날 비상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과 당의 거리두기 필요성을 밝힌 의원은 없었다고 한다. 친한동훈계 김상욱 의원을 향한 탈당요구 해프닝이 보여주듯 현재로선 아직은 대통령 지키기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분위기란 것이다.

국민의힘 한 소장파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오히려 계엄 직후보다 점점 더 대통령을 비호하는 분위기"라며 "의원들도 당장은 강성지지층을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끌어안고 당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생각들이 훨씬 많아 보인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일단은 여당 대권주자들도 대체로 우클릭하며 '김문수 마케팅'에 나서는 모양새"라며 "오늘 윤 대통령이 자진해 체포에 응했단 점에서 당분간 지지율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체포됐으니 이제 이재명 차례라는 여론이 부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SNS에 15일 게시된 '국민께 드리는 글' 육필원고. 대통령실이 관리하는 이 계정에 게시된 사진은 "이 글은 새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만년필을 들고 밤새 작성한 '국민께 드리는 글'입니다. 육필 원고 그대로 올려드립니다."라는 글, 원고의 원문이 함께 게시돼 있다. 이날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선 날이다. (사진=윤석열 대통령 SNS 제공) 2025.01.15. /사진=뉴시스 /사진=조수정

다만 지지층 결집에 따른 지지율 상승엔 한계가 명확하고 이런 방식으론 조기대선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궁극적으론 여당이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여당 의원들이 당장 강성지지층에 욕먹긴 싫고 다음 총선은 3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근시안적으로 대응하는 것이지 윤 대통령을 지지해서 하는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계엄특검법 발의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내란특검법에 맞서 자체 수정안을 16일 발의한단 방침이다. 표면적으론 당내 이탈표를 더이상 방어하기 어렵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지만 사실상 당이 윤 대통령과 선을 긋기 시작하는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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