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중요 산업의 R&D(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에 한정해 그들이 동의한다면 총 노동시간을 늘리지 않고 (노동) 유연성을 강화해달라는 것에 반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Ⅲ-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산업자원정책조정위원회, 환경노동정책조정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좌장을 맡았고 박찬대 원내대표, 진성준 정책위의장, 김태년·안호영·김주영·이정문·김원이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 대표는 이날 토론 범위가 넓어지자 "반도체 산업에 한해, 그 중에서도 연구개발 직군에 한해, 그 중에서도 연봉 1억3000만~1억5000만원의 고소득자에 한해,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 한해, (노동시간) 총량을 늘리는 게 아니고 몰아서 일하는 것을 법률로 금지하지 말고 허용해달라는 부분으로 (논의를) 좁히자"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예외 안에 대한 찬성 측 토론자로 참여한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업계에선 요구사항이 빈번하게 바뀐다"며 "중국의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사태를 생각해보면 미국은 딥시크 출범 후 72~100시간 분석해서 자사 엔진과 딥시크를 비교한 데이터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 52시간 같은 경직성에 의해 (연구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면 손해봤을 것"이라며 "누가 먼저 대응 가능하느냐에 따라 리더십이 바뀐다"고 했다.
반대 측 토론자로 참여한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위원장은 "지금 52시간제로 충분하다. 굳이 52시간제를 넘어서 (새로운 제도를) 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2020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3개월 초과, 6개월 이내'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탄력근로제는 단위기간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 52시간(소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 내에서 특정한 주는 최대 64시간의 근로를 허용하는 제도다. 한 주 64시간을 일했다면 다른 주엔 초과된 12시간을 제외한 최대 40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다. 단위기간이 확대되면 집중 근로 기간과 쉬는 기간이 함께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여야는 이른바 '반도체특별법' 입법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관련 산업 연구개발 종사자의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예외 방안을 두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일례로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생태계 육성과 지원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 △투자세액공제 확대 혜택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개정안으로 구성된 법안을 냈다.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이고 산업은행의 법정자본금을 기존 대비 10조원 확대해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여권에서는 이에 더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최대 52시간 근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이같은 내용의 반도체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재명 대표는 "내부적으로도 격렬한 논의를 한번 더 해야 한다"며 "우리 의원님들의 일반적인 생각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보겠다"며 "불가피한 부분은 합리적인 선에서 타결하는 것들을 우리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