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국회의원 배지 박탈?…이재명이 던진 '국민소환제' 현실성 있나

차현아 기자
2025.02.11 11:28

[the300]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제42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5.2.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제 도입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국민소환제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를 임기 중에도 국민투표를 통해 해임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한다는 주장과 정치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자칫 상대편 진영 정치인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신중한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국민의 주권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도록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며 이를 위한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치란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한다"며 "민주당이 주권자의 충직한 도구로 거듭나 꺼지지 않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소환제 도입은 정치권에서도 꾸준히 정치개혁 과제의 일환으로 거론돼왔다. 앞서 이 대표는 2017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나서면서 치렀던 예비 후보자 토론회, 2022년 당대표 출마 선언 자리 등에서 '국민소환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발안했던 10차 개헌안,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이 대표와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간 민주당 대선후보 단일화 합의문에도 국민소환제 도입이 명시됐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국민소환제' 법안 발의 현황/그래픽=윤선정

이날 기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국민소환제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은 총 5개다. 내용은 큰 틀에선 유사하나 구체적인 소환가능 요건 등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일례로 이광희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민소환에 관한 법률안' 내용을 살펴보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사유로는 △헌법 상 국회의원의 의무 위반 △직권남용 혹은 직무유기 등 위법·부당한 사유 등이다. 임기 개시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았거나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대통령도 그만두게 하는 시대인데 국회의원은 그럴 수 있는 장치가 없어 일종의 특권이 되고 있다"며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국회의원 신임 여부 역시) 국민이 언제든 선택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직접 언급한만큼 곧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쟁점 중 하나는 국민소환제 도입이 헌법에 위배되느지 여부다. 현행 헌법은 국회의원의 임기를 4년으로 규정하고 있고 선출 이후에는 양심에 기초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국가 전체 이익을 추구한다는 '자유위임원칙'을 기초로 정치 활동을 하도록 돼있어 국민소환제와 충돌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각에서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려면 헌법까지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

다만 법률 개정만으로도 도입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뢰로 2020년 작성된 연구용역보고서인 '국회의원 소환제도 도입에 대한 연구'에서는 "현행 헌법에서는 "현재 대의제는 국회의원이 유권자의 뜻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반(半)대표제'로 변화해왔고, 이에 따라 국회의원은 유권자 의사에 직간접적으로 강한 구속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또 현행 헌법이 국민소환제를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는 점도 거론했다.

국민소환제의 부작용 역시 향후 도입 논의 과정에서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와 같은 정치적 양극화 환경을 고려할 때 자칫 반대 성향이나 다른 의견을 가진 특정 정치인을 제거하기 위한 제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문위원 역시 국민소환제에 대한 2020년 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불필요한 정쟁의 도구나 정치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세심한 제도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밖에 국민소환제를 도입한 국가가 △영국(하원 의원) △나이지리아(상·하원 의원) △에티오피아(하원의원) △리히텐슈타인(의회 전체 의원)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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