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석방, 다시 '尹 vs 李' 구도…이재명에 득일까, 실일까

이원광 기자
2025.03.12 16:53

[the300]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19일 오후 3시30분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통해 다음주 적당한 시기에 용산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하는 모습과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52일 만에 석방된 가운데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3년 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외부 행보를 중도층과 합리적 진보·보수층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대선에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봤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1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약간의 변동은 있으나 여론조사상으로 대략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이 6대 4, 정권교체에 대한 찬반이 5대 4,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4대 4 정도로 나온다"며 "윤 대통령이 활동을 많이 할수록 민주당 입장에선 (유리한) 6대 4 구도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 시선에서) 멀어질수록 (대등한) 4대 4 구도에서 싸우게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여론의 주목을 받는 것이 오히려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찬성'이라는 응답은 53.6%, '반대' 응답은 42.9%로 조사됐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39.2%, 국민의힘은 38.5%였다. 이번 조사는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가 받아들여진 지난 7일 이후 진행됐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인용되고 윤 대통령이 거리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한다면 합리적인 시민들 입장에선 '다소 뻔뻔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윤 대통령이 이끌 수 있는 지지층은 극단적인 보수 지지층 일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중도층을 자극하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야당한테 힘을 조금 몰아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진다고 봐야겠다. 지금 상황에선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워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윤 대통령이 적극 행보에 나서면서 양 진영의 결집도는 더욱 강하게 결집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 소장은 "(12·3 계엄 직후) 윤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는 시민들이 (거리로) 대거 나간 것이고 그 뒤는 보수 지지층이 나갔고 이제 윤 대통령이 다시 (석방돼 활동) 하니까 또 (탄핵 찬성) 집회·시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서 소장은 "윤 대통령이 어느 순간에 전격적으로 등장하면 강성 보수층의 결집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면서도 "중도 확장성은 떨어지고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층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원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국민들 관점에서 윤 대통령이 석방되고 최근 3일간 행보를 보면 (윤 대통령이) 참모들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보인다"며 "대통령 비서실이 계엄을 하자고 했을 리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거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변심한 모습을 보이면 야권 지지층은 '역시 그런 것이었구나'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설명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행동들이 '다 어디에서 비롯됐나', '역시 그런 것이었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석방이 조기대선시 여당 후보 경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정치평론가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진다면 민주당 입장에선 호재로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장관에 대한 국민 감정이 안 좋은 것은 철지난 이념 논쟁 때문"이라며 "(국민들이) 이번 내란 사태를 겪으면서 극우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게 됐다"고 했다.

서 소장은 "계엄에 대한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 계엄과 선을 그은 인물이 보수 진영의 후보로 나오면 민주당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민주당은 고맙다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유선 전화면접(7.8%), 무선 ARS(92.2%)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5.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용진 전 의원(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2일 서울 광화문 앞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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