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2·3 비상계엄 당시 위법한 명령을 따르지 않은 장병들을 조사해 포상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최근 국회에서 비상계엄에 동조하지 않은 군인을 포상할 것을 요구하자 이두희 국방부 장관직무대행(차관)이 이를 지시했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감사관실이 이번 주 중반부터 비상계엄 당시 위법 또는 부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는 등 군인의 본분을 지켰던 장병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실관계 정리에 1~2주 정도 걸릴 것"이라며 "그게 정리되면 인사 계통 등에서 공이 있는 장병들에 대한 포상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사는 조기진급, 간부는 장기복무 선발과 진급심의에 (포상 결과가) 반영될 수 있다"고 했다.
포상과 진급을 연결함에 따라 다음달 초와 9월 초에 각각 예정됐던 중령과 대령 진급 역시 최소 1주일에서 최대 3주일까지 늦춰질 수 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포상 결과가 중령·대령 진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군 소식통은 "매년 소령에서 중령으로 진급하는 대상자는 약 4000명이고 이 가운데 500~550명만 중령을 달 수 있다"며 "대령 진급자도 수천명으로 이중 200명만 진급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비상계엄 당시 위법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상부의 명령을 따른 장병 일부가 현재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상관 명령을 불복종한 군인을 포상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불법, 부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은 군인들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군심을 추스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 기준과 관련해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명확한 근거와 규정을 갖고 포상할 것"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과오가 확인되면 특검(특별검사)에 이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군심을 추스르기 위한 이번 조치가 오히려 군인들에게 앞으로 상부의 명령이나 지시를 일단 따르지 않고 보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소위 싸워서 이길 준비를 하는 군대가 아니라 면책 요소를 고려하는 '행정 조직'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두희 직무대행의 이번 지시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와의 교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12·3 불법 계엄으로 저하된 군 사기를 바로잡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면서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잘못된 건 도려내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필벌에 해당하는 부분은 내란특검에서 여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군은 수사에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필요한 부분을 밝힐 것"이라면서 "이후 징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