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안보 전문가인 미치시타 나루시게(道下徳成)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GRIPS) 교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대 안보위협으로 '대만해협'을 꼽았다. 대만 통일을 추진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군사적 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미일 연합 작전계획(작계)을 통합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미치시타 교수는 지난 8일 도쿄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각자 마련한 한반도 유사시 작계를 통합하는 방향은 어렵지만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태 지역의 안보 환경 변화를 반영해 한미·미일이 작계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미와 미일은 한반도 위기 상황을 대비해 각각 작계 5015·5022와 작계 5055를 운영하고 있다. 작계는 전쟁을 대비한 전시 작전계획과 평시 국지도발계획 등 두 가지로 나뉜다. 한미 연합훈련 등도 작계를 기반으로 실시된다.
미치시타 교수는 "한일 양국이 작계 공개를 주저할 수 있지만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진화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일본이 작계 통합을 계기로 자위대가 한반도 유사시에 개입하려 한다는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어 "일본 내에선 작계를 통합하면 다량의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직접적 타깃이 된다는 신중론과 문제없다는 통합론이 공존한다"며 "한일 간 안보 협력을 강화하면 억지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미치시타 교수는 "북한이 한국을 침공해서 점령할 능력은 없지만 한국에 국지도발 등을 통해 충분히 혼란을 야기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과거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1발을 맞으면 비례적 대응 내지는 보복 공격을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면서 "문제는 북한은 가진 게 없지만 한국은 잃을 게 많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치시타 교수는 "한국은 국제적인 경제 체제 안에 있기 때문에 한반도 위기 시 해외 자본이 빠지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등 손해가 클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현재로선 한반도 내에서 제일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라고 했다.
한일 양국의 협력 분야에 대해선 트럼프 2기의 '안보 청구서'에 공동 대응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2기는 한일 양국을 포함해 동맹에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대 5%, 미군 주둔에 관한 방위비 인상 등을 압박하고 있다.
미치시타 교수는 "한일 양국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한일이 서로를 앞지르려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3년은 한일이 함께 버텨야 한다"며 "한일관계가 좋지 않으면 미국은 그것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 한일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에서 항공모함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대만해협의 경우 한국 전체 물동량의 40% 이상이 통과해 이곳이 봉쇄될 경우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미치시타 교수는 '한일 양국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협력 필요성'에 대해선 "상당히 중요하다"며 "한일 양국에 해상교통로(SLOC·Sea Lines of Communication)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유사시 일본은 미국과 함께 전투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해상교통로 확보 문제는 한국 해군이 호주 등과 협력해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생명과 대만문제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현재 중국은 경제·사회·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으로 이 경우 시 주석이 군사적 위기를 만들어 내부를 단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재래식 전력과 핵전력 증강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2027년은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이자 시 주석의 네 번째 연임이 결정되는 해다. 시 주석은 건군 100주년을 대비해 해군력 등 군사 역량을 대폭 강화하며 '대만 통일'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1965년 출생 △일본 쓰쿠바대 국제관계학 학사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석사·박사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GRIPS) 교수·부총장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 주임연구관 △일본 내각관방 안전보장위기관리 담당 참사관 보좌 △미국 우드로 윌슨 센터 방문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