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80년 '운명 공동체'된 한일…트럼프 압박·中 위협에 '동병상련'

도쿄(일본)=김인한 기자, 박건희 기자
2025.08.14 04:00

[the300][MT리포트] 트럼프시대, 숙명의 파트너 '한일' ①

[편집자주]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 숙명의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한일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시대에 한일만큼 서로 처지가 비슷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도 없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트럼프의 파고를 넘고 저성장과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한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안보 분야에서 전략경쟁을 심화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은 신냉전 구도에서 대내외적으로 마주한 과제가 사실상 일치한다. 일본 내 동아시아·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살아남기 위해선 양국 간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치면 급부상하는 중국의 AI(인공지능)를 견제할 수 있습니다." (기미야 다다시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한일 관계가 나쁘면 미국이 그걸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것입니다." (미치시타 나루시게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교수)

15일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만난 일본 내 동아시아·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살아남기 위해선 양국 간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안보 청구서' 앞에 한국과 일본은 동변상련 신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예산 5% 증액과 미군 주둔에 관한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한일 양국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비해 한미·미일 연합 작전계획을 통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또 대만해협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에 맞서 한일 선박이 '항행의 자유'를 보장받도록 한일 해군이 공동훈련을 추진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과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외교·국방(2+2) 장관급 회의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며 "한일은 대중 억지력 관점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미중 대립이 격화하지 않도록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한일 양국이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과학기술 협력 필요성도 강조됐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종신직 수석 과학자인 김유수 GIST(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한국은 연구 속도와 효율, 일본은 장기적 안목과 연구 자율성이 장점"이라며 "일본의 기초연구 결과를 한국이 산업·응용화한다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했다.

양국의 국가적 공통 과제인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법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일본 오카야마현 나기초는 2019년 출산율 2.95명을 기록했는데, 현재 경북도와 전남 영광군이 출산율 제고를 위해 나기초와 협력하고 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국내 청년들이 구인난을 겪는 일본에 취업토록 장려하는 것은 양국에 '윈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양국 사회보장협정을 개정, 한일 양국 어디에서 일하든 총 10년 이상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면 연금을 지급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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