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엔 물티슈도 안 줘요"...안 믿으면 지옥? 종교에 등 돌린 청년들, 왜

"2030엔 물티슈도 안 줘요"...안 믿으면 지옥? 종교에 등 돌린 청년들, 왜

오진영 기자
2026.06.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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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FLOW]

[편집자주]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문화·예술 관람률은 10명 중 6명인 60.2%. 하지만 넘쳐나는 공연과 전시, 정책에는 자칫 압도돼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예술에서 '플로우'(Flow)는 몰입을 뜻합니다. 머니투데이가 당신의 문화·예술·스포츠 'FLOW'를 위해 이번 주의 이슈를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있으신 분들 위주로 물티슈나 전도지를 드려요. 어린 분들은 쳐다보지도 않거나 받자마자 버리거든요."

서울 영등포구의 한 교회에서 전도 일을 맡고 있는 신도 A씨(57)는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이와 같이 말했다. 최근 젊은 세대들의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지며 전도를 시도하는 것조차 어렵게 됐다는 목소리다. A씨는 "노골적으로 얼굴을 찡그리거나 '신고하겠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 정도로 싫어하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의 '탈종교화'가 심화되며 종교계가 고심에 빠졌다. 전도 단계에서부터 손을 내젓는 10대~30대가 늘고 있어 고령화, 교인 감소 문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교세 확장에 필수적인 젊은 교인 유치를 위해서는 선교 활동의 방식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머니투데이가 서울 구로구, 영등포구, 종로구, 중구, 강북구 일대의 교회 15곳에 문의한 결과 이 중 11곳(73%)이 '중장년층 위주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청년 교인이 줄어들고 있다'고 응답했다. 강북구의 한 교회 관계자는 "최근 젊은 교인들이 줄면서 청년부 예배를 폐지했다"며 "소규모 사역(활동)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 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 = 최헌정 디자인기자

이같은 경향은 개신교 외에도 불교, 천주교 등 대부분의 종교에서 관측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조사에 따르면 10대 종교인 비중은 17%이며 20대(24%), 30대(29%)도 20% 안팎에 그쳤다. 60대 이상 종교인이 절반을 넘는(52%)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불교계 관계자는 "2030뿐만 아니라 10대 교인은 아예 '전멸' 수준"이라며 "주요 종파 내 청년 조직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무관심과 줄어든 여유, 인식 변화 등 요인 외에도 선교에 대한 거부감이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일부 종교가 교세 확장을 목표로 공격적인 선교에 나서면서 젊은층의 반발이 심해졌고 종교인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길거리에서 외치는 구태의연한 선교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온라인 커뮤니티 등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플랫폼을 이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AI(인공지능) 열풍도 악재다. AI의 활용이 늘자 종교인 대신 AI에 의지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기독교 전문 리서치 기관 '바르나 그룹'이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세대(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는 44%가 'AI 조언을 목사만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Z세대(97년~2011년생)는 39%였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이 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이 스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입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선교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점차 힘이 실린다. 젊은 세대에게 강압적으로 느껴지는 공세적 포교보다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마련하고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 주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불교계가 공들이는 '불교박람회'가 대표적이다. 굿즈(기념품), DJ파티 등 '힙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올해 2030 참가자 비중이 73%에 달했다.

한 대형 교회 고위 관계자는 "젊은층이 교회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안 믿으면 지옥'이라는 권위주의적인 태도라고 본다"며 "단순한 신자 감소를 넘어 '교회 붕괴'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운영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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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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