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담배도 '담배' 된다…여야 합의로 국회 8부 능선 넘어

오문영 기자
2025.09.25 13:53

[the300]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기획재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임이자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9.2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의 원료인 합성 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는 법안이 25일 국회 통과를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양 교섭단체가 합의를 이룬 만큼 이변이 없다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천연니코틴의 원료인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점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셈이다.

니코틴 껌 등이 담배에 포함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의약외품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합성 니코틴은 천연니코틴보다 가격이 저렴해 전자담배 용액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으나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또 학교 앞과 자판기 판매도 가능해 청소년 흡연 입문의 경로로 지적돼 왔다.

합성 니코틴 규제 논의는 2016년부터 국회에서 이어져 왔으나 정치권이 소상공인들의 반발과 유권자 표심을 의식하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합성 니코틴도 유해 물질이 상당하다는 보건복지부의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면서 논의는 다시 속도가 붙었다.

개정안에는 전자담배 판매업자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유예 방안도 포함됐다. 기존 액상 담배 사업자들에게 소매점 거리 제한을 2년간 유예해주는 내용이다. 현행법상 담배소매점은 다른 소매점과 50m 이상 떨어져 있어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정을 받을 수 있는데 유예 없이 거리 제한 규정이 적용되면 다수의 점포가 폐업 위기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소상공인 정책자금 등을 활용해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자들의 업종 전환과 폐업을 도와주도록 하고,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 등 각종 부담금의 한시적 감면이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한편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1988년 담배사업법 제정 이후 37년 만에 담배의 정의가 바뀌게 된다. 합성 니코틴이 담배로 규정될 경우 연간 추가로 걷히는 개별소비세(국세)는 1900억원,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부담금 등을 포함한 전체 제세부담금은 93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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