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분간의 한미 오찬 정상회담에서 동맹 현대화에 대한 미국 측의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확인한 것이 핵심 성과입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9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세터 내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자체 핵 추진 잠수함 운용을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 미국이 호응하고 나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위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역내 안보환경 대응을 위해 국방비 증대와 함께 핵 추진 잠수함 도입 문제를 협의, 자주국방 역량 재고로 미국의 부담을 덜겠다고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평가하고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후속 협의를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 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핵연료의 농축과 재처리를 완화하는 방향의 원자력 협정 개정을 추진해왔다. 2015년 개정된 협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의 사전 동의없이 우라늄의 20% 미만 저농축과 사용후핵연료의 부분적 재처리만 가능하다.
이 대통령이 이날 거론한 핵 추진 잠수함은 원자력 에너지원인 우라늄을 원료로 움직이는데 고농축 우라늄일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 더 많은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고 에너지 생산능력이 증가한다. 그러나 현행 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20% 미만의 우라늄만 농축할 수 있어 우리나라는 잠수함과 원자로 기술이 있음에도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 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핵무기를 적재한 잠수함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디젤 잠수함이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우리가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해 한반도 해역 방어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원자력 협정 문제는 기존에 협의를 통해 일정 방향성에 대한 양해가 이뤄져 있다. 앞으로 진전을 위해 협의할 것"이라며 협정 개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국방예산 증액을 선제적으로 약속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관계는 동맹의 현대화,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도 방위비 증액을 통해 그리고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적 방위 역량을 대폭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32개국과 10년 안에 국방비를 각국 GDP(국내총생산)의 5%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개발 관련 동북아 안보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한미동맹 억제력 향상을 언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 김 위원장이 원하면 언제든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한편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우애와 신뢰 관계를 굳건히 함으로써 한미동맹이 미래지향적 동맹으로 격상되는 새 장을 열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은 다시 백악관에 초청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도 사의를 표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를 찾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간 조선협의체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 여건이 개선된다면 제조업 부분에 대한 (한국의) 투자를 요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