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마무리리짓고 이번 4개국 순방국 중 마지막 나라인 튀르키예로 향한다. 미국의 불참 속 회의 첫 날 G20 정상선언문이 채택됐으며 한국을 포함한 모든 회의 참가국이 채택에 참여했다. 한국은 G20 출범 20주년을 맞는 오는 2028년, 의장국을 수임한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후(현지시간) 남아공에서의 2박3일 일정을 마친 뒤 양자회담을 위해 튀르키예로 향한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다수의 다자·양자 외교일정을 소화했다.
미국 불참 속 이뤄진 G20 정상회의 첫 날에 정상선언문이 채택됐다. 총 30페이지, 122개 조항으로 이뤄진 정상선언문에는 지정학적 경쟁 심화 속 다자 협력을 통해 공동 대응이 필요한 점, 공정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재원 동원, 핵심광물 관련 공급망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을 제외한 모든 회의 참가국이 선언문 채택에 참여했다.
G20 출범 후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된 이번 정상회의는 연대·평등·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진행됐다. 회의 첫 날 △세션1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세션 2는 '회복력 있는 세계'를 주제로 △회의 둘째날 세션 3은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각 세션 주제에 담긴 문제 인식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노력을 국제 무대에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에 자원을 집중 배분해 부를 창출하고 또 부채 비율을 줄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해 총생산 증가와 장기적 부채 비율 감소를 도모하는 '성과중심의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선도해 온 '투자원활화협정'이 내년 WTO(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서 공식 협정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은 기후 위기 대응과 녹색산업 성장을 위해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에너지 고속도로'를 추진 중"이라며 "해상풍력 클러스터와 분산형 전력망 구축을 확대하고 국민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햇빛소득·바람소득' 공유모델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비는 한 지붕에만 내리지 않는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해 글로벌 복합 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책임감 있는 연대를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지난 21일 개최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1억달러(1472억원)를 기여하기로 했다. 글로벌펀드는 3대 감염병인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2002년 출범한 보건 분야 최대 국제협력 기구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양한 다자, 양자회담을 주도하며 실용외교도 강화했다.
지난 22일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튀르키예, 호주로 구성된 믹타(MIKTA) 회동을 주재, 다자주의 강화와 국제 협력 촉진을 위한 믹타의 가교 역할을 재확인했고 믹타 차원의 역할 강화를 강조한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또 정상회의를 계기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각각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두 국가와 방산, 우주, 원전, 핵심광물, AI(인공지능), 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데 뜻을 모았다.
G20 정상회의 기간 중 '깜짝 정상회동'도 추진됐다. 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별도 회동해 경제, 문화, 안보, 방산, 민주주의 등을 두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와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자국에 초청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들과 첫 만남을 가진데 이어 이번 회동에서 친밀감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24일부터 1박2일간 튀르키예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방산, 원전, 바이오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관계를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한편 우리나라가 이재명정부 집권 4년차인 오는 2028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는다. 오현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차장은 2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시내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2028년 G20 의장직 수임을 하게 된다"며 "오늘날 복합적인 국제현안에 대한 G20 협력의 강화를 도모하는 데 대해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