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정부안인 35%에서 25%로 낮추는 쪽으로 여야가 가닥을 잡았다. 세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여야 의원 다수가 25%로 인하하자는 의견을 냈다. 적용 시점을 당초 2027년에서 내년으로 1년 앞당기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국회 기재위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조세소위를 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을 처음으로 논의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연 2000만원이 넘는 배당소득을 올릴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최고세율 45%) 대신에 별도로 낮은 세율을 적용해 배당 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이다.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 다수는 이날 최고세율을 25%로 낮추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부안에서 10%포인트(P)를 추가 인하하는 것으로 정부 역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당정대(여당·정부·대통령실)도 이달 초 최고세율 35%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세율 인하를 지지해 왔다.
조세소위원장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다수 의견은 최고세율을 25% 정도로 하는 데 동의하는 것이었고 정부도 (추가 인하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면서도 "다만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의원도 한두 분 계시기 때문에 완벽한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안 마련을 위해 (추후) 한 번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에 반대한 의원 2명은 모두 여당 의원으로 이들은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부자 감세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세소위 소속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기존의 정부안보다는 내려가는 방향으로 흐름은 그렇게 잡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도 기존에 얘기했던 것처럼 '정부안보다 (최고세율을) 낮추는 방향에 대해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세소위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 시기를 앞당기고 일몰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도 일정 부분 논의가 진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행 시기의 경우 정부안에 2027년 결산 배당부터 적용하는 방식을 제시됐으나 국민들이 배당 확대 효과를 빠르게 체감토록 하기 위해 내년 지급되는 모든 배당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정부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영 의원은 "정부에서 오늘 2025년 사업연도에 대한 배당 성향을 기준으로 대상을 선정하고 2026년도부터 받는 배당이 포함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이 있었다"며 "(정부안의) 일몰 기한 3년이 짧아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제 지적에 대해서도 (정부가) 일정 부분 공감을 표시하며 기간 확대를 검토할 것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적용 범위를 둘러싸고는 의견이 엇갈려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세제 개편안에서 '배당 성향 40% 이상 기업' 또는 '배당 성향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보다 배당을 5% 이상 늘린 기업'에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 제시했으나, 이 요건을 충족하는 곳이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사의 9.3%(254개)에 그쳐 손질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배당 성향 25% 이상·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액 증가' 조항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있다. 기업이 배당 성향을 유지한 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만 배당을 올려도 혜택 대상이 될 수 있고, 꾸준히 배당을 해온 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입법 미비를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조항 자체를 없애기보다 이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문을 손질하는 방향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조세소위 관계자는 "배당 성향이 낮은 기업에도 세제 혜택을 받을 기회를 부여해 배당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취지 자체는 일리가 있어 삭제하는 쪽으로 검토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배당 성향 기준에 관해선 다양한 제안이 나와 있다. 이소영·김현정 민주당 의원 안은 기준을 35%로 설정했고, 임이자·박수민·최은석 국민의힘 의원 안은 국내 배당소득 전반에 분리과세를 적용하도록 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40%와 30%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대상 기업에 투자회사를 포함할지 여부에 대한 이견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영 의원은 "(적용 범위 문제는) 간극이 굉장히 큰 상태인데 오늘 논의로 조금 좁혀지긴 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한 상황"이라며 "한두 차례 논의를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