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에서 발생한 약 3370만개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현실에서 대규모 유출 사고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업의 책임이 명백한 경우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강 실장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 부대변인에 따르면 강 실장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2021년 이후 네 차례나 반복된 사고는 사회 전체의 개인정보 보호체계에 구조적 허점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AI(인공지능) 전환으로 데이터(정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된 시대에 겉으로는 가장 엄격한 보호 조치를 내세우면서도 실제 뒷문이 열려 있는 형국"이라며 "근본적인 제도 보완, 현장 점검 체계 재정비, 기업의 보안 역량 강화 지원책 등을 신속히 보고해달라"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지시했다.
전 부대변인은 "(해당 사안이)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보고됐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지 않았으나 내일 국무회의가 있으니 기다려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달 18일 약 4500명의 고객 계정과 개인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 사실을 인지한 후 후속조사 결과 고객정보 약 3370만개가 무단으로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쿠팡에 따르면 노출된 개인정보는 이름과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 일부 주문 정보 등이다.
강 실장은 또 남산 케이블카 사업 독점 논란에 대해 "이 문제의 뿌리는 1961년에 (받은) 특혜성 사업 면허가 60년 넘게 유지된 구조에 있다"며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을 보장하는 독점적 영업권을 누리면서도 고유재산 사용료가 시세에 맞게 부과되지 않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산림청이 협력해 전국 케이블카 운영 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면허 유효기간, 국유림 사용료 기준 개선 등 제도 개선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달라"며 "케이블카뿐 아니라 다른 국유재산도 시세에 맞게 사용료를 부과하고 불법 시설물은 즉시 철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실장은 최근 중학교 씨름부에서 흉기 폭행, 성폭행, 가학적 폭력 의혹이 연이어 제기된 상황을 거론하며 "우리 사회가 수십년째 반복해 온 체육계의 폭력 문제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 부대변인은 밝혔다.
강 실장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용인될 수준, 고의성 없음 등의 사유로 가해 학생에게 사실상 면제부가 부여된 사례를 지적하며 "피해 학생이 학교를 신뢰할 수 없는 현실이 심각하다"고 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피해자의 신원 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 및 폭력 행위 조사를 공정하도록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요청했다.
강 실장은 필리핀 계절근로자 9명이 임금착취·폭언·장시간노동·위험업무 전가 등으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으로부터 인신매매 피해자로 판정받은 사안을 거론하며 "우리 사회가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국가 신뢰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필리핀 정부가 불법 브로커 거래가 적발된 국내 15개 지역에 대해 (인력) 송출을 금지했다"며 "명백한 나라 망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평등가족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법무부에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조건, 임금체불, 생활환경 등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