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조2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정부 예비비 가운데 2000억원을 감액키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는 4조원 규모로 조정된 정부 예비비 수정안이 상정돼 통과될 전망이다. 지난 정부 시절 거대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예비비 삭감을 문제 삼아온 국민의힘의 주장을 받아들여 민주당이 일정 부분 조정에 응한 것이다.
예비비는 예측하기 어려운 지출에 대비해 확보하는 자금으로 예산 편성 시 판단이 어려운 긴급·불가피한 집행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재정법은 정부가 일반회계 예산총액의 1% 범위 안에서 예비비를 편성하도록 규정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예비비는 올해 본예산보다 1조8000억원 많은 4조2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지난해 국회가 2025년도 예산을 심사할 때도 예비비는 4조2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총지출 증가율(3.2%)보다 예비비 증가율(14.3%)이 지나치게 높고 집행 내역도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민주당 주도로 절반가량 삭감됐다.
여야는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정부 예비비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 당시 민주당이 예비비를 대폭 삭감했던 전례를 거론하며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당시 삭감은 윤 대통령 부부 관련 예비비 집행의 불투명성을 고려한 조치였으며 정상적 정부 운영을 위해 평시 수준 복원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한편 국민의힘이 '포퓰리즘적 현금살포'라며 삭감을 주장해온 아동수당 지급(2조4822억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1703억원) 등 예산은 정부 원안대로 국회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앞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발표한 합의문에서 지역사랑상품권 등 핵심 국정과제 예산은 감액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편성된 예산 중 불용 가능성이 있는 부분들에 대해선 합리적으로 (국민의힘 요구를) 수용해 감액하는 대신 대부분의 국정과제 예산은 원안을 유지했다"며 "협상을 통해 서로 윈윈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