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을 이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4일 밝혔다.
당초 민주당에는 신중론도 적지 않았으나 내란 사건을 맡은 지귀연 재판부의 이해하기 어려운 재판 진행과 잇따른 특검(특별검사)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사법부에 대한 불신 여론이 높아지면서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힘을 얻는 분위기다. 다만 위헌성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일부 법안 내용이 조정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연내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법안을 상정할 것인가는 원내전략회의와 8일 의원총회 결과를 감안해 따로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혐의 사건을 전담할 재판부를 사법부 내에 새로 두는 게 골자다. 1심과 2심(항소심)에 각각 2개 이상 전담부를 설치하고 별도의 내란전담영장판사도 임명하도록 했다. 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법무부 장관·각급 법원 판사회의가 추천한 인사들로 꾸려진다. 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최종적으로 임명하도록 했다.
형사소송법상 최대 6개월인 구속기간을 내란·외환 범죄에 한해 최대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다음 달 18일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내란범에 대한 사면·복권·감형을 제한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민주당 내에서는 법안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전에는 '1심까지 지켜보자'는 의견도 적지 않았지만 지도부가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에는 신중론은 사라진 분위기"라며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에 대한 불신에 더해 최근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당원들의 요구가 급격히 거세졌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의원들에게는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당원들의 문자 메시지가 연일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초선의원도 "솔직히 우려도 있다. 전담 재판부를 만든다고 해서 반대 진영이 그 결과에 승복할지 의문이고 판결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사법부의 일련의 행태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원들의 요구가 강해 (의원총회 등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위헌 논란이 제기된 조항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단계에서 '1심 재판의 선고기일 확정 전이면 (사건을) 내란전담재판부로 이관한다'는 규정이 '1심 재판부는 대상 사건을 이송할 수 있다'로 수정된 것도 위헌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원내지도부에서 의견을 제시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헌법재판소장'이 전담재판부 판사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토록 한 조항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으로 수정된 상태다. 다만 소장이 아닌 사무처장이 추천권을 행사하더라도 '심판' 격인 헌재가 관여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어 위헌적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추천권자에 법무부 장관이 포함된 것을 두고도 행정부 소속이자 검찰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어 권력분립 원칙에 반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위헌 소지가 다분한 조항은 추가로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사면 제한 조항도 굳이 이번 법안에 포함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법률 전문가들과 외부 의견을 들어보고 토론해서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