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원게시판 의혹' 놓고 갈라진 국민의힘…"천막까지 쳤는데"

이태성 기자, 박상곤 기자
2025.12.10 15:13

[the300]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군인 재해보상법 개정 촉구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2025.1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가족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당원게시판 의혹'을 놓고 국민의힘이 또다시 갈라졌다.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데, 당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함께 표출되면서 정부·여당과 각을 세워야 할 시점에 당이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당원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한 전 대표 가족들의 이름을 공개한 것을 놓고 당내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친한계로 꼽히는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당무감사위가)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 진행 중이라면서 가족 이름과 동일 이름이라며 자녀의 이름까지 거론했다"며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이자 민주적 절차와 정당 운영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원 게시판에 글을 썼다고)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고 그걸 들여다본 것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당무감사위는) 형사처벌을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SNS에 "당원 게시판 논란의 핵심은 당심 왜곡을 통한 자가 발전식 여론 조작"이라며 "여당 대표가 부당하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해 대통령 부부와 자당 정치인들을 공격한 게 사실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정당사 유례없는 만행이자 용서받지 못할 내부 총질, 해당 행위"라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SNS에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온 가족을 동원해 비열한 작태를 숨어서 저지른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조폭과 같은 양아치 행태"라며 "그런 자는 정치권에서 영원히 퇴출돼야 한다"고 썼다.

설전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여투쟁에 힘을 쏟아야 하는 시점에 다른 데 힘을 뺏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8대 악법' 저지를 위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는데,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으로 인한 당내 갈등이 이보다 더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전날 한 전 대표 가족의 이름을 공개한 것은 이 위원장 개인 판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여투쟁을 강화해야 하는 타이밍에 이런 논란이 발생해 지도부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장 대표는 지난주부터 소속 의원들과 개별 면담을 통해 소통에 주력하고 있는데 당원게시판 논란이 불거지며 이 같은 노력도 빛을 보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이 또다시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럴 경우 여당의 입법폭주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패배도 기정사실화된다"며 "이럴 때가 아닌데 여러 모로 아쉬운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SNS에 "당원 게시판 논란이 가족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으로 번지며 당 전체에 불필요한 소모전을 만들고 있다"며 "장동혁 대표 체제 성공을 위해서는 내부 갈등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전날 SBS 유튜브에 출연해 "이 위원장은 '윤어게인'하면서 장동혁 대표가 데려온 사람"이라며 "최근 장 대표가 코너에 많이 몰리다 보니 당내에서 정적을 어떻게든 공격해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선택을 한 것인데, 이런 식으로 지도부의 상황은 타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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