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간선·지선 철도망(GTX포함 광역철도, 1~9호선 지하철, 경전철 등 지선철도)을 서울시 대중교통의 뼈대로 설정해야 합니다. 시내버스는 철도망과 과도하게 중복되는 노선을 정리하고 철도망의 공백을 메우는 보완적 노선으로 재배치해야 합니다."
3일 여의도 국회 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된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정책토론회 현장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보기 위한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일반 방청객이 많지 않은 보통의 정책토론회와 달리 이날은 100여명의 방청객이 몰렸다. 붐비는 방청석을 뒤로 하고 정 구청장은 시종 진지하게 토론에 임했다.
정 구청장은 이날 서울 시내 전반의 대중교통망 재편 전략을 발표했다. 지하철 등 철도를 주축으로 하고 시내버스는 철도망의 공백을 메우는 보완적 노선으로 활용, 수익성을 극대화 해야 한다는 거다. 분명 성동구 차원에 머무를 규모의 전략은 아니었다.
정 구청장은 "마을버스는 주거지와 철도, 시내버스를 잇는 모세혈관 역할로 강화해야 한다"며 "수익이 나지 않아 시내버스 및 마을버스가 운영하기 어려운 노선에는 공공버스로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금 문제로 지난달 파업을 겪은 서울 시내버스 수익성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준공영제 한계 보완을 위해 표준운송원가 산정 시 이윤보전 조항을 삭제해 (민간 업체의) 재정 집행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시내버스 노선 조정 시에는 시내버스 업체와 긴밀히 협력해 경영상 이익이 확보되는 수익 중심 노선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의 이날 발표는 △철도망 중심의 대중교통 네트워크 구축 △철도망을 보완하는 시내버스 노선망 개편 △주거지 구석구석까지 마을버스 노선망 확대 △비수익 버스노선 및 대중교통 소외지역에 공공버스 도입 등으로 요약된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이번 토론회를 처음 제안한 사람이 정 구청장이라고 들었다"며 "이날 얘기한 것들이 '시장이 되면 서울시 교통정책을 이렇게 하겠다'는 공약들 아니겠느냐"고 했다.
서울시 시내버스 문제는 누가 차기 서울시장이 되든 가장 먼저 메스를 대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서울시 버스 노사는 지난달 파업 당시 △임금 기본급 2.9% 인상 △정년 연장 등에 합의했다. 서울 시민들이 이틀 간 큰 불편을 겪은 뒤에 겨우 나온 미봉책이었다. '버스 적자 운영'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는 폭탄이다.
현행 시내버스는 2004년부터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민간 업체가 버스를 운영하지만 운송 수입의 경우 서울시와 공동 관리하고 있다. 적자가 발생하면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을 지원하는 구조다. 노사 간 임금 협상 문제는 겉으로는 사측과 노조 간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노조의 요구는 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 구청장은 "이제는 시내버스의 재정적자를 서울시의 재정지원이 해결하기 어려운 정도가 됐다"며 "서울시의회는 누적 부채가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현 제도에서는 급변하는 도시 환경에 대한 행정 대응이 제한된다"며 "대중교통 이용 수요에 따른 유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