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유출로 불 옮겨붙는 민주당 합당 갈등…날 선 비난 공방

김효정 기자, 유재희 기자
2026.02.06 14:41

[the 300]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가 '합당 대외비 문건' 논란에 대해 발언하자 정 대표를 노려보고 있다. 2026.02.06.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을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이 문건 유출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합당 후 조국혁신당 측 인사를 최고위원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민주당 내부 문건이 작성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합당에 반대해온 지도부 등 당내 인사들은 밀약 의혹을 제기하며 정청래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 대표는 보고 받은 적 없다며 유출 경위 조사를 지시했다. 정 대표가 초선, 재선 등 의원 선수별 면담을 이어가며 설득에 나섰지만 내분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답정너 합당 밀약…전적으로 대표 책임"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관련 대외비 문건 관련 자료를 들고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강득구 최고위원은 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문건이)사실이라면 합당 밀약이고, 전적으로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합당은 지방선거 이후 원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즉각 합당 관련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문건 의혹 관련 해명 및 사과를 요구했다.

황 최고위원은 특히 "문건으로 이번 합당 제안이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은 '답정너' 합당이란 정황이 드러났다"며 "최고위 패싱에 이어 이제 당원투표마저 거수기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합당 관련 여론조사를 들어 "합당은 '필승' 카드가 아닌 '필망'카드"라며 "당내 분란이 있는 합당을 계속해서 우기는 것이냐"고 정 대표를 직격했다.

한 언론을 통해 존재 여부가 알려진 해당 문건은 정 대표가 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한 지난달 22일 이후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당 측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내용과 민주당에서 혁신당으로 간 인사들의 복권 기준, 오는 27일 또는 다음 달 3일까지 합당 신고를 마친다는 시간표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내용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고, 누구도 알거나 보고 받지 못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누가 유출했는지 엄정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조승래 사무총장에게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당 내에선 지도부가 합당 반대파들을 통해 문건이 유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출 책임 공방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는 거다.

"밀약설 사실과 달라" 해명에도 격화하는 공방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사태와 관련해 최고위원들에게 사과 및 철회 요구를 받았다. 2026.02.06.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조 사무총장은 "해당 문건은 합당과 관련된 일반적 절차, 그동안 합당 사례로 비춰본 주요 쟁점 등으로 구성된 7페이지 정도 내용"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합당) 밀약설은 사실이 다르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의 합당 관련 주요 쟁점을 보면 당명, 지도부 체제, 당헌·당규를 어떻게 가져갈지 문제를 논의하도록 돼 있고 역대 합당 사례에서도 이러한 논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문건 작성의 배경에 대해선 "제가 합당 절차나 과거 사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실무자랑 상의했고 사무총장으로서 어떤 절차로 합당을 진행해야 할 것이며 그 경우 주요 쟁점이 무엇인지, 실무적으로 정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이후 2주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그 문서가 보고되거나 논의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와 조 사무총장의 헤명에도 당내 반발은 커진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홍근 의원과 경기지사 후보인 한준호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문건을 공개해 책임 있게 설명할 것, 또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3인도 기자회견을 열고 문건 공개 및 합당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실무자가 만든 자료일 뿐이고 합당 절차와 사례를 정리한 자료일 뿐이라면 왜 합당 추진의 구체적 일정과 완료 시한, 지명직 최고위원의 배분, 탈당자와 징계자에 대한 특례 조항까지 들어있는 것이냐"며 "이미 협의하고 매우 구체적인 내용까지 결론을 정해 놓은 흔적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자신도 몰랐다는 대표의 말과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실무자만 희생양 삼으려는 것"이라며 "누가 지시했고 언제 작성했는지, 혁신당과 어디까지 논의된 것인지 대표는 당장 문건을 공개하고 당원 앞에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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