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출범하는 부동산감독원은 투기 등 부동산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한 범정부 '콘트롤타워'로 기능할 전망이다. 관계부처와 기관별로 상이한 단속 권한과 흩어진 정보를 한 데 모아 현행 부동산시장 관리·감독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단속·적발·제재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게 설립 취지다.
부동산감독원 설립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며 감독기구 설치를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국무조정실 산하기관으로 설치돼 부동산 감독 관계기관 조사와 수사를 총괄하고 중요 사건도 직접 조사·수사한다.
앞서 당정청은 전날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시장질서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된 부동산 불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사법경찰권을 가진 부동산감독원을 설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원 입법 형태로 '부동산감독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오는 10일 발의하고 상반기 중 국회 처리 후 11월 감독원이 출범할 전망이다.
법안에 따르면, 감독원은 부동산 관련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직접 조사, 부동산감독 관계기관 간 조사·수사·제재 등의 업무를 총괄 조정한다. 관계기관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의·의결 기구인 부동산감독협의회도 감독원 내 설치한다. 관계기관 통보나 신고센터 접수 외에 협의회가 결정하는 경우 불법행위 혐의자 등에 대해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사실상의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셈이다. 각종 부동산거래신고와 금융, 과세, 행정자료 등을 관계기관에 요구하고 조사에 활용할 수도 있다.
감독원은 다수 법률 위반 등 중대사건을 위주로 직접 조사와 수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조사 가능 불법행위는 사실상 부동산 시장 전반을 아우른다. 부동산 거래·공급·중개·사용·임대·세금·금융 등을 포괄한다.
핵심은 정보의 집중화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정보를 공유해 단속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당정청은 부동산감독원이 관계기관 간 조사와 수사, 제재를 유기적으로 조율하도록 하는 정보교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감독원 출범 전까진 범정부 차원의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협의회'를 먼저 가동하기로 했다. 당장 발생할 수 있는 부동산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 사각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대응협의회는 감독원의 성패와 직결되는 부처 간 정보공유의 '테스트베드'(시험대)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감독원의 연착륙을 이끌어내는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담당한다.
부동산감독원 관련 법안 마련에 핵심 역할을 한 국회 관계자는 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부동산 불법행위 근절의 가장 큰 장벽이 바로 정보 공유의 문제"라며 "감독원을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립하는 것도 정보 공유의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과거 정부는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단속 기구를 설치·운영한 바 있다.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수사를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국세청·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한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당시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거래 관리 시스템(RTMS), 국세청의 세무 데이터, 금융위의 대출 정보 등은 실시간으로 공유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합동조사단은 의심 사례를 발견하면 각 부처에 일일이 공문을 보내 자료를 보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수사 내용이 유출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정부는 대응협의회를 거쳐 감독원이 출범하면 시장 불법 행위를 발견한 즉시 원활한 정보 공유로 수사의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 발의자인 김 의원은 "부동산감독원은 단순한 자문 기구가 아닌 국토부·국세청·경찰·금감원 등으로 분산돼 있던 부동산 감시 기능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