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반발 상법개정은 '속전속결', 배임죄 폐지는 '지지부진'

유재희 기자
2026.02.25 16:43

[the300]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경제형벌민사책임합리화TF 단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형벌 민사책임 합리화 제2차 당정협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30. /사진=김금보

재계가 우려를 표했던 상법개정안 등 법안 처리는 속전속결로 이뤄졌지만, 정작 오랜 숙원인 '배임죄 폐지' 작업은 더딘 모습이다. 재계는 배임죄 구성요건이 불명확한 만큼 정상적 경영활동을 위축시킨다며 배임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이 추진해 온 배임죄 폐지 및 완화 논의는 답보 상태다. 현재 법무부에서 배임죄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제 입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배임죄 개편은 더불어민주당이 기업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을 줄이겠다며 내세운 '경제형벌 합리화' 정책의 핵심 과제였다. 우리나라의 배임죄 처벌은 △형법(일반·업무상 배임) △상법(특별배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까지 적용되는 3중 구조다. 그동안 재계는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의 결과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다는 이유만으로, 경영진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것은 기업 활동 을 위축시킨다고 지적해왔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7월 1차 상법 개정 당시 "배임죄 폐지 또는 전면 개선을 통해 경영 판단에 대한 과도한 형사책임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논의는 탄력을 받지 못했다. 1차 상법개정안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배임죄 개편은 상법개정의 보완책으로도 여겨진다. 이사가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의 이익까지 보호할 의무가 생기면서 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배임죄 등 형사소송을 남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재계의 우려가 컸던 법안들은 순차적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날 본회의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반발을 넘어 여당 주도로 통과됐다.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6월 출범한 이래 세번째 상법 개정이다. 재계가 강하게 반대했던 '노란봉투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역시 다음 달 10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재 배임죄 논의와 관련해 경제계가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은 '경영판단원칙'의 명문화다. 재계는 배임죄 자체가 없는 영국이나 미국처럼 기업 범죄를 사기나 횡령죄로만 다루거나, 배임죄를 유지한다면 최소한 '정상적인 절차와 합당한 근거로 결정한 경영 사안'에 대해 처벌을 면제하는 원칙을 법에 명시해 달라는 요구다. 즉 경영진의 '고의적인 위법 행위'에 한해서 처벌할 수 있도록 요건을 정비해달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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