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쟁 뚫고 '국익' 택했다…'대미투자특별법' 본회의 통과

유재희 기자, 김효정 기자
2026.03.12 15:24

[the300]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정태호 소위원장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3.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대미(對美) 투자 집행의 근거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최근 미국발(發) 통상 위기가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여야가 대승적으로 협력한 결과다.

여야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본회의를 개최하고 대미투자특별법을 재석 242명 중 찬성 226명, 반대 8명, 기권 8명으로 의결했다.

특별법은 3500억 달러(약 51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한다는 내용의 한미 업무협약(MOU)을 이행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투자를 전담 지원하는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신설하고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투자 의사결정 구조는 후보 사업을 발굴·검토하는 '한미전략투자사업관리위원회'와 투자 의사를 최종 확정하는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로 구성된다.

법에는 또 정부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기금의 관리·운용에 대한 연차보고서를 제출하고 후보 사업 내용을 사전에 보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상업적 합리성이 부족하거나 전략적 사유로 추진되는 대규모 투자의 경우 소관 상임위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받도록 해 투명성을 높였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11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초 발의한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했으나 올해 들어 대미 통상 환경이 급변하며 탄력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리 국회의 입법 의지를 문제 삼으며 기존 관세 협상(25%→15%) 무효화를 선언하고 압박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연방대법원이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권한에 대해 위헌 취지의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우리나라의 통상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실제 관세 인상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말 조사에서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최대 약 13% 줄어들어 GDP(국내총생산)가 최대 0.46%(10조6000억원 규모)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법안 처리는 여당 주도 '사법개혁 3법' 추진을 두고 여야가 강하게 맞붙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국민의힘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 방탄법'으로 규정하고 5박 6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대미투자특위'가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인 지난 4일 특위를 재개, 활동 시한인 9일까지 발의된 법안 9건을 심사하며 막바지 합의를 이뤄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익 앞에서 여야가 뜻을 모아 특별법을 처리할 수 있어 뜻깊다"며 "중동 위기로 경제적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법을 통해 안정적으로 현안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으로서 국가 이익과 민생이 걸린 부분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자세로 법안 처리에 함께했다"면서도 "다만 여당이 사법 파괴 법안 처리를 강행하고 (이날 본회의에서의) 공소 취소 국정조사 요구서(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데 대해선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이 한국 등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 절차인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미 통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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