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출신 유명 인플루언서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아동 이미지와 조작된 영상을 이용해 자선 활동을 홍보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7일(현지 시간) 호주 ABC와 더선 등에 따르면 릴리 제이는 자신의 이슬람 개종 과정과 국제 구호 활동을 담은 영상을 SNS(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인스타그램에서만 약 300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확보했다. 그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릴리 제이 재단' 계정에는 우간다, 네팔, 수단, 가자지구 등에서 어린이들에게 음식과 의류, 교육 지원 등을 제공하는 듯한 영상들이 게시돼 왔다. 재단은 모스크 건립, 식량 배급, 교육 후원, 코란 배포 등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BC 뉴스 검증팀은 재단 관련 계정에 올라온 일부 영상에서 AI 생성 또는 디지털 조작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삭제된 한 영상에는 릴리 제이가 막대사탕을 든 아프리카 어린이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장면이 담겼는데, 검증 결과 어린이들과 뒤편의 재단 배너가 AI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월 게시된 또 다른 영상에선 '아프리카의 새로운 아이들'을 소개하며 재단 로고와 우간다 국기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영상 내레이션은 "아이들을 씻기고 새 옷을 입혔으며, 긍정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영상 역시 일부 장면에서 AI생성물로 의심되는 오류가 발견됐다고 ABC는 전했다.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담았다는 영상도 의혹의 대상이 됐다. 일부 장면은 실제처럼 보였지만, 재단 로고가 트럭 옆면에 표시됐다가 릴리의 팔 위로 깜빡이는 등 디지털 합성 흔적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재단은 가자지구에 빵집을 열었다고도 주장했지만, ABC 검증팀은 해당 빵집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고 실제 존재를 입증할 독립적 자료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관계자들 역시 재단이나 해당 빵집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논란은 릴리 제이가 인도주의 공로상을 받았다는 보도자료가 공개되면서 더 커졌다. 보도자료에는 릴리 제이가 '2026 호주-글로벌 인도주의 리더십 우수상'을 받았다는 내용과 함께 수상 장면으로 보이는 사진 2장이 포함됐다. 그러나 ABC는 분석 결과 두 이미지 모두 AI 생성 이미지임을 나타내는 워터마크가 확인됐고 해당 상 역시 재단이나 보도자료를 배포한 홍보회사 외부에서는 독립적인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릴리 제이 재단 웹사이트 하단에는 해당 단체가 공식 자선단체가 아니라 '민간 상업 구조로 운영되는 차세대 사회적 기업이자 인도주의 물류 회사'라는 취지의 설명도 적혀 있었다. 릴리 제이와 재단 측은 ABC 검증팀의 상세 질의에 답하지 않았으며, 더선도 릴리 측에 논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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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제이는 온라인에서 이슬람 관련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전 호주 선샤인코스트에서 성장했으며, 음악과 무용 등 공연 분야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의혹을 계기로 AI 생성 콘텐츠가 기부와 구호 활동 홍보에 활용될 경우 실제 현장 활동 여부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