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22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회(위원장)를 다 가져올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상임위의 처리 법안 수가 현격히 작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대통령도 같은 이유로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를 직격했다.
정 대표는 18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지적과 별개로 국민의힘이 지금과 같이 (상임위를 운영한다면)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 (위원장직을) 다 가져와야 한다"며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와도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제 마음이 굳어지기 전에 국민의힘이 정신 차리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이 (정무위) 위원장이라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 진짜 문제"라며 "상임위를 아예 열지 않고 있는데 매우 부당한 것 같다. 상법 개정, 자본시장법 개정 등 금융 부분은 정말 심각하고 중요하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2024년 총선 승리 후 제22대 국회 상반기 원 구성 당시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관례상 원내 제2당 몫으로 여겨지던 법사위원장직을 차지해 국민의힘과 마찰을 빚었다. 제21대 국회에서 압도적 의석을 확보했지만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에서 법안을 처리해주지 않아 애를 먹었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현재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는 △정무위 △재정경제위원회(당시 기획재정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보위원회 △성평등가족위원회(당시 여성가족위원회) 등 7개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대신 주요 경제 관련 상임위를 국민의힘에 몰아준 것이다.
22댇 국회 상반기 원 구성 당시 민주당은 '거대야당'이었다. 법안을 처리해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반복됐다. 지난해 대선 승리 후 여당이 된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혁 과제 입법을 민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요 상임위를 통해 속도감 있게 처리해야 한느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조세·산업 등 주요 경제관련 입법은 국민의힘의 소극적인 태도로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민주당의 하반기 상임위원장 독식 전망이 꾸준히 제기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병도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이달 모든 상임위를 가동하고 매주 목요일 본회의를 여는 비상입법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일종의 시그널이라고 해석한다. 민주당이 정무위·재경위 등 핵심 경제 상임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상임위원장 독식과 관련해 "단순한 고민 그 이상을 해보려고 한다. 정무위·재경위 등이 입법적으로 뒷받침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것이 안 되니 이 대통령도 상당히 답답해하는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할 수도 있다' 단계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상임위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독식 여부가) 달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