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을 놓고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한 성토가 당내에서 연일 이어진다. 대구·경북, 충북 등 주요 광역단체장 공천에서 잡음이 커지면서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이 위원장은 물러서지 않는다는 방침이라 공천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공천배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충북도지사 후보로 등록했던 조길형 전 충주시장도 이 위원장의 행보에 불만을 표하며 공천신청을 취소했고 윤희근 전 경찰청장도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는 국민의힘 공관위가 김수민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의 추가 공천신청을 받으면서 불거졌다. 당초 충북지사 공천에는 현직인 김 지사와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 윤 전청장, 조 전시장 총 4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공관위가 지난 16일 김 지사를 컷오프하고 공천신청을 추가 공모하면서 논란이 생겼다. 이 위원장이 김 전부지사를 애초부터 후보자로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이 위원장의 공천방식에 대한 반발은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도 일어났다. 대구시장선거에는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 등 중진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이 위원장은 중진의원들을 컷오프하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최은석 의원(초선)이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주 의원은 전날 "지금처럼 당내 분열이 일어나고 경쟁력 없는 후보를 내세우려는 건 해당 행위로 대구시장을 민주당에 상납하는 것"이라며 "공관위는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라고 만든 거지, 누구를 마음대로 자르고 당치도 않은 사람을 공천하는 것을 혁신이라고 포장할 수는 없다"고 했다. 우재준 최고위원 역시 이날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 "이 전위원장이야말로 컷오프 대상"이라며 "당에 실망한 책임을 중진에게 묻는 것도 가능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강성지지층이 준 실망이 훨씬 크다"고 했다.
당내 논란에도 이 위원장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평생 공직과 정치를 하며 충분히 많은 기회를 누린 분들이 후배들에게 길을 내줘야 할 때 오히려 자리를 더 움켜쥐려 한다면 과연 책임 있는 정치인가"라며 "흔들리지 않겠다"고 했다.
공천방식을 놓고 혼란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방선거 패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컷오프 대상이 된 후보자 중 일부는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지역에서 현재의 공천과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며 "안 그래도 힘든 선거인데 대구·경북, 충북 등 핵심지역을 다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당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천문제로 지방선거에서까지 패배한다면 당은 더 흩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