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해고는 죽음'이라 생각하지 않게 사회안전망 강화해야"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2026.03.19 11:27

[the300]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 정부 경사노위 제1기 출범을 맞이하여 대통령과 함께하는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3.19. photocdj@newsis.com /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향해 "기업이 원하는 고용 유연성을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는 옳지 않다"고 밝혔다.

새 정부 경사노위 1기 출범…李 대통령 토론회 참석해 "고용 유연화하려면 사회 안전망 강화해야"

이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 정부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1기 출범을 맞이하여 대통령과 함께 하는 노동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통령 직속 경사노위 위원장에 김지형 전 대법관을 임명하고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뿐 아니라 경사노위가 고용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경사노위는 '노동존중사회 실현'이라는 과제 해결을 위해 출범한 '노사정대표자회의' 3차 회의 합의 결과를 계기로 2018년 출범한 노사정 대화 기구다.

이날 이 대통령은 토론에 앞서 AI(인공지능) 발전 등으로 인한 일자리 격변기, 노사 간 원만한 갈등 해결을 통해 고용 안정성과 고용 유연성 사이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줄 것을 경사노위에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노사 관계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겠지만 제가 아주 오랫동안 고민했던 결론이랄까, 하나의 방향은 이것"이라며 "사측은 고용의 경직성을 지적하고 노동자는 해고는 죽음이라고 맞선다. 양쪽 모두 그럴 만하다.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큰 방향 중 하나는 노동자들이 기업이 원하는 고용 유연성을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은 옳지 않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해고가 죽음'이라는 생각하지 않을 환경과 사회 안전망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고용 유연성 관련 (노동자가) 일부 양보할 경우 생기는 문제를 보완할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는 사회 안전망 강화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 안전망 강화에는 비용이 들고 고용 유연화에 따라 기업 측은 혜택을 볼 것"이라며 "(그렇다면 기업이) 그에 상응하는 부담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구체적 과정을 거쳐 세부적인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겠나. 합리적 결과를 만들면 입법을 통해 시행할 수밖에 없는데 모든 구성원의 100% 동의를 받을 수는 없겠다. 최소한 주도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 합리적 이성을 가진 사람들이 봤을 때 '그게 맞다, 그게 공정하다, 그게 우리 사회 모두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균형점을 어디에 만들지를 논의하는게 (경사노위에) 주요 의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회적 타협을 통해 모두가 더 나은 환경에 충분히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李 "노사, 너무 서두르지 말고 진지하게 대화하고 신뢰 먼저 회복해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 정부 경사노위 제1기 출범을 맞이하여 대통령과 함께하는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전문가 발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3.19. photocdj@newsis.com /사진=

이 대통령은 합리적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 노사 상호간 신뢰 회복이 우선이며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대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내외적 환경이 매우 어려운 환경이고 이럴수록 대화하고 타협하고 하나의 길을 가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면서도 "안타깝게도 정치적 영향 때문이기도 할텐데 우리 사회는 대화와 타협보다 대결과 적대가 심화되고 있고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능한 대화하고 공존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그 속에 모두가 함께 발전하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회 구성원, 집단 간 독특한 요소도 있고 각자 입장도 있겠지만 가급적이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서로 협력하는 그런 관계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양극화다. 노동자 내부, 기업 내에도 양극화가 존재한다"며 "과거에는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동비용을 아끼는 방향으로 갔지만 지금은 과거와 다른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수직·억압적 문화에서 노동생산성이 제대로 제고되겠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노동자 입장에서 '해고는 죽음'이라고 생각하면 단단히 뭉쳐 자리를 지켜내려 노력할 수밖에 없고 기업 입장에서는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아예 정규직을 안뽑거나 최대한 하청업체에 일을 준다. (노사가) 극단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문제 해결을 위해) 이상적인 생각은 고용 유연성을 확장하자는 것이고 그러면 노동계에서도 불만이 나올 수 있으니 사회 안전망을 튼튼히 갖춰야 할 것이다. 이렇게 선순환 흐름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제는 불신"이라며 "이 불신이 수 십 년간 쌓인 것이라 쉽게 해소가 어렵지만 어려운 현실이라도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신뢰도 회복해야 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도 장기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첫 출발이 상대 상황이 어떤지, 서로 마주앉아 진지하게 대화해야 한다"며 "북유럽에서도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새 단계로 나아가기까지 오래 걸렸다고 한다. 우리도 긴 목표를 갖고 너무 서두르지 말고 최선의 노력을 다 한 대화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기에 너무 결과물에 연연하지 말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일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할 말을 다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저는 매우 소중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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