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지도부를 만나 노사간 힘의 균형을 위해 '노동 기본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보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선 노조도 사측과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라며 "해고가 두렵지 않도록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녀, 원청과 하청,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크지 않게 사회 안전망 확충을 비롯한 여러 제도 개선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특히 "양극화를 극복하려면 정책도 중요하지만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동자는 본질적으로 약자이기 때문에 단결 또는 단체교섭, 단체행동과 같은 노동 기본 3권이 제대로 보장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여러 곳에서 노동자들의 조직률을 제고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 그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앞으로도 노동계가 단결을 통해 힘의 균형을 조금이나마 회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노사 간 지속적인 대화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마주 앉아 소통하고 대화하고 타협할 수 있는 건 타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1기가 출범했는데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로 오랜 기간 누적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미래지향적인 논의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짧은 기간이었지만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 63년 만의 노동절 복원, 공무직위원회법 제정 등 가시적인 제도적 성과도 있었고 산재처벌 강화, 임금체불 근절, 외국인 노동자 인권 보호 등 기본적인 노동권에 대한 보호도 강화됐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과제로 제시된 노동권 강화를 위한 목표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사노위 출범식이 사회적 대화의 본격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다면 오늘 간담회는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서 노동 현장의 고민과 현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중동 전쟁의 파장이 한국 경제에 직격탄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AI(인공지능)와 탈탄소 정책을 비롯한 산업 전환이 노동현장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면서도 "예고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는 격언과 같이 노사정이 힘을 합치고 외부 위기에 맞서 내부적으로 단결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들, 취약한 노동자들이 일방적인 희생양으로 몰렸던 과오를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며 "추경(추가경정예산)이면 추경으로, 행정력이 필요하다면 과하다 싶을 정도의 행정력으로 위기에 노출된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펴봐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 정부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 1기 출범맞이 노동정책 토론회' 후 닷새 만에 이날 노동계와 다시 머리를 맞댔다. 당시 이 대통령은 노사 모두에 "기업이 원하는 고용 유연성을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해고가 죽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사회 안전망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