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이사회가 30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를 담은 북한인권결의안을 24년 연속 채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50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북한인권 결의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1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투표 없이 컨센서스(전원 동의) 방식으로 채택됐다.
이사회는 결의안에서 "상당수가 인도에 반하는 죄에 해당하는 북한 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와 그러한 인권침해에 대해 만연한 불처벌 문화, 책임규명 부족, 북한 내에 인도에 반하는 죄가 자행됐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는 인권최고대표, 특별보고관, COI(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결론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에 반하는 죄로부터 북한 주민을 보호할 북한의 책임을 상기한다"며 "COI가 북한 지도층에게 인도에 반하는 죄를 예방, 억제하고 가해자 기소 및 사법처리 보장을 촉구했음을 유의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한 정부가 강제노동 등 인권침해와 유린을 통해 불법적인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지속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주민 복지 대신 군사비에 자원을 전용"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 상황이 국제 평화 및 안보와 본질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지난해 '북한 인권 관련 포괄적 보고서' 내용도 결의안에 반영됐다. 이동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제한 등 구체적인 인권 침해 상황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예년처럼 강제노동, 고문 등 형벌 체계 전반과 정치범 수용소를 비롯한 모든 구금시설에서의 인권 침해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사회는 북한이 제4주기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에 참여한 것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북한인권과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한 남북대화 등 대화와 관여,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납북자의 즉각 송환·이산가족 상봉 재개 촉구 등 인도적 사안도 포함됐다. 또한 기업의 인권 존중 책임 및 국가의 보호 의무를 규정한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s)'의 이행을 장려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유엔인권이사회가 북한 측의 노력을 평가했다"며 "정부는 북한 주민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고심 끝에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해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인권이 인류 보편적 가치라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인권결의안 참여 여부가 북한이 취하고 있는 적대적 대남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은 매년 상반기 인권이사회와 하반기 총회에서 각각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 한국은 2008∼2018년 결의안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으나, 문재인 정부 때인 2019∼2021년에는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불참했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공동제안국에 복귀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유엔총회 인권결의안에도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