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가·수익률 낙제? 밸류업 계획 공시"…안도걸, '주가누르기 방지법' 발의

유재희 기자
2026.04.01 04:00

[the300]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장부상 가치보다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낮고 자본 운용 효율성마저 떨어지는 만성적 저평가 기업을 정밀 타격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여당에서 발의된 세 번째 '주가누르기 방지법'이다. 최근 중동 사태 악화로 국내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편법적인 주가 하락 시도를 막고, 기업 스스로 주주 이익을 보호하도록 법적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개 사업연도 연속 1배 미만이고, 3개 사업연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 미만인 상장사를 정조준한다. PBR 1배 미만은 현재 주가가 회사를 청산할 때 주주에게 돌아갈 가치보다 낮게 거래된다는 의미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낸 이익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즉 장부상 가치보다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낮고 자본 운용 효율성마저 떨어지는 만성적 저평가 기업을 규제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PBR이 1배 미만인 상장기업은 573개로 전체의 70.7%, ROE가 8% 미만인 기업은 451개로 64.0%에 달했다.

개정안에 따라 해당 요건에 부합하는 기업은 의무적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서'를 공시하고 이행 현황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계획서에는 △해당 연도 배당가능이익 처분 계획 △주주환원 계획(자기주식 취득·소각 등) △사업구조 개선 계획 △목표 자기자본이익률 등이 담겨야 한다.

특히 계획서를 제출한 기업은 사업연도 종료 후 90일 이내에 이행 현황을 작성해 공개해야 한다. 미제출 시 1억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안 의원안은 여권발(發) 세번째 '주가누르기 방지법'이다. 이번 법안은 앞서 발의된 같은 당 이소영·김현정 의원안과 '주가 정상화'라는 목적은 같지만 규제 방식에서 차별화된다.

이소영 의원안은 상장주식 시세가 순자산가치의 80%(PBR 0.8배)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를 비상장주식처럼 자산과 수익을 반영해 과세하는 내용이다. 또 상장사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 20% 할증을 폐지하고, 상장주식 물납을 허용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김현정 의원안은 PBR 2년 연속 1배 미만 상장사에 밸류업 공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다. 안도걸 의원안은 김현정 의원안의 공시 의무화 틀을 유지하되, '3년 평균 ROE 8% 미만'이라는 수익성 지표를 추가해 타깃을 정밀하게 좁혔다.

문제는 여당의 잇따른 법안 발의에도 실제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이소영 의원안은 소관 상임위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옛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야당과의 이견에 부딪혔고, 김현정 의원안이 계류된 정무위원회은 최근까지 여야 간 갈등으로 파행을 겪으며 논의가 미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외적 악재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현시점이 대주주들에게는 '주가누르기'를 시도할 여지가 커졌다고 우려한다. 하락장을 틈탄 의도적 주가 방치를 막고 투자자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한 상임위 법안 심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안도걸 의원은 "자본시장 전반의 개선 흐름이 개별 기업의 가치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 기업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이번 법안은 기업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투자자에 대해 책임성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수립과 이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투자자의 신뢰를 강화하고 우리 자본시장이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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