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즉 부동층 표심이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이 김관영 전북지사의 금품 제공 의혹을 조기에 수습한 것도 부동층 민심의 이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대구에서도 여권 유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을 예고하는 등 중도·보수층 표심잡기에 나섰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무당층 비율은 △1주 차 26% △2주 차 28% △3주 차 27% △4주 차 27% 등으로 집계됐다. 4명 중 1명 이상이 특정 정당 지지를 유보하는 부동층이라는 의미다.
정치권에선 부동층 표심이 이번 선거의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민주당의 지지율은 40%대로 20%대에 머문 국민의힘을 크게 앞섰지만 30%에 육박하는 무당층 비율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본격 선거 국면에 터진 도덕성 논란은 민심 이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당내 공천과정에서 네거티브 경선을 지양하고, 악재 수습에 속도를 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전국적으로 당 지지율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높아 지방선거 승리가 '떼 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가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통상 선거에선 도덕성·청렴성 문제 때문에 막판 판세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김관영 전북지사 예비후보를 제명했다. 김 후보가 지역 시·군 의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현금을 건넸다는 금품 제공 의혹이 불거지자 신속하게 조치한 것이다. 하지만 호남권 표심을 두고 경쟁 중인 조국혁신당은 즉시 견제구를 날렸다. 혁신당은 "김관영 예비후보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민주당은 전북지사 후보를 공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여야 간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다수 여론조사의 무당층 비율이 40%대에 이른다. 김 전 총리는 진보 진영 후보로서 중도·보수 지지층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구에 '박정희 컨벤션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보수 진영의 상징적 인물들과의 회동 가능성도 열어뒀다.
특히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지역 원로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 지지 의사를 밝힌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회동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아울러 지역 숙원 사업으로 '대구 군 공항 이전'을 꼽으며 공항 이전을 위해 부지 매입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지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공적 기금 등 국가로부터 차입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념 대립보다는 중도·보수 지지층에게 통합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지역 발전이라는 실질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3월 4주 차 기준)는 지난달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