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등 3국에 '원유 특사' 보낸다…홍해 우회 수송도 허용

김효정 기자
2026.04.06 15:57

[the300](종합)당정, 정유사·주유소 '사후정산제' 원칙 폐지 합의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6.04.06.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정부와 여당이 중동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유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3국에 특사를 파견한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먼저 석유를 공급한 뒤 정산하는 '사후정산제'는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봉쇄가 장기화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대신 홍해를 통한 원유 운송도 허용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재정경제부, 외교부, 산업통상부 등과 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특위 간사인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유 대체 물량 확보가 현재 가장 시급하다"며 "사우디·오만·알제리 3국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외교적 노력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유가 불안 대응을 위해 정유업계의 사후정산제를 폐지하고 전속거래 물량을 낮추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사후정산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우선 석유를 공급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국제 기준가격 등에 따라 정산하는 방식이다. 주유소 업계는 정확한 가격을 모르고 제품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이후 가격 인상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안 의원은 "가장 문제로 지목됐던 사후정산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합의했다"며 "현재 1개월인 정산 주기를 1주 이내로 단축한다는 협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정유사와 주유소 간 전속거래 물량을 60%까지 낮추는 방안도 협의했다"며 "이 두 가지 사안을 중심으로 추가 협의를 통해 4월 둘째 주까지 합의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정은 종량제 봉투 사재기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나프타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 재정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에는 나프타 수입 단가 상승분의 50%를 지원해주는 4700억원이 담겼다. 안 의원은 "업계에서 지원 비율을 높여야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 80%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다"며 "국회 예산심사과정에서 민주당이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특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4.06.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한편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대신 홍해 우회로를 통한 원유 운송도 추진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 협조로 일정 요건을 갖춘 원유 운반선의 홍해 통항을 허용하는 등 민간의 추가 물량 확보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보고했다.

황종우 해수부장관도 "산업부가 지난 3일까지 화주·선사 간 운송 계약이 확정된 원유 운반선 정보를 공유했고 해수부는 해당 선사의 홍해 운항이 가능함을 통보 완료했다"며 "앞으로도 산업부가 추가 정보를 공유하는 즉시 선사에 운항 가능함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해 루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이용하기 어려운 걸프만 대신 1200㎞ 길이 송유관으로 동부 유전지대의 원유를 공급받는 사우디아라비아 서안 얀부항을 이용하는 우회 경로다.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파나마,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의 원유 운반선과 화물선 등 하루 평균 39척이 홍해를 빠져나오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이용한다.

한국은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1일 이 항로에 대한 운항 자제 권고를 내렸다. 그러나 사태 장기화에 따라 통항을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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