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으로 존재감 키우는 한동훈, 부산 보궐선거 나서나

이태성 기자
2026.04.09 13:42

[the300] 여권에 각세우며 존재감 부각...부산 북갑 출마 가능성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아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3.22. photo@newsis.com /사진=

대북송금 사건 진술회유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부산 지역 보궐선거 출마도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대표가 원내로 진입해 보수 진영에서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북송금 진술회유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시작된 후 한 전 대표는 연일 민주당에 '나를 증인으로 채택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이뤄질 당시 한 전 대표는 법무부장관이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3일 SNS(소셜미디어)에 "추미애씨와 서영교 위원장은 한동훈이 (대북 송금 사건 조작의) '설계자'이고 '주범'이라고, 연일 택도 없는 말 폭탄(을) 쏟아낸다"고 썼다. 이날은 한 전 대표가 사건에 관여한 흔적이 있다고 언급한 김승원 민주당 의원에게 "흔적이 뭔지 밝히라"며 법적 조치까지 언급했다.

한 전 대표가 이처럼 각을 세우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두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한 전 대표가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만큼 대북송금 진술회유 의혹 수사망에서 벗어나긴 어렵다고 판단해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국민의힘 지도부 중심의 강성 보수와 중도·혁신 노선으로 갈라진 보수 진영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보수 진영에선 후자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한 전 대표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가 벌어졌을 때에도 정부·여당을 앞장서 비판하면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한 친한계 의원은 "중요한 정치적 이슈를 놓고 한 전 대표는 가장 최전선에서 가장 치열하게 정부·여당과 싸움을 하고 있다"며 "보수를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이같은 사실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한 전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원내에 진입할지 여부다. 친한계 의원들은 한 전 대표의 존재감이 큰 지금이 기회라며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로 입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전 대표의 원내 입성없이 소수 친한계 의원들만으로는 당내 영향력을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월 말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서겠다"며 재보선 출마를 시사한 뒤 부산, 서울, 수원 등 각지를 찾기도 했다.

한 전 대표가 출마할 유력한 후보지로는 대구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주호영 의원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부산시장 경선 후보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갑이 꼽힌다. 최근에는 부산 북갑 출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친한계 한 초선 의원은 "부산 북갑에 가장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부산북갑 당협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일각에선 한 전 대표가 재보궐선거에서 직접 나설 경우 지리멸렬하고 있는 보수 진영에 변화를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른바 '윤 어게인'과 완전히 절연한 대안 세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한 전 대표는 현재 당에서 제명된 상태로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출마지에 후보를 낸다면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선거판이 어떻게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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