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北구성 핵시설' 발언 논란...정부, 통일부 직원 대상 조사

조성준 기자
2026.04.21 15:05

[the300]
통일부, '공개된 자료' 주장…李대통령 "기밀 누설 주장은 잘못"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본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4.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미국의 대북 정보공유 일부 제한을 불러 온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 핵시설'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한 관계기관의 통일부 직원 대상 조사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정 장관이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영변과 강선에 이어 구성에도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일부 통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은 정 장관의 구성시 언급 이후 미국이 한국에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측은 최근 50~100쪽 분량의 북한 관련 정보를 우리 정부에 공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한미 간 공유된 비공개 정보가 공개됐다'는 이유로 불만을 제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미국에 사실관계를 설명했고 미국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 17일 "주한미국대사관과 여러 계기에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미 대사관 측 문의가 있었다"며 "정 장관 발언 배경에 대해선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으며 미 측도 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에서 '미국 차원에서 통일부에 항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항의는 없었다. 미국 대사관과 소통과정에서 문의가 있었고, 공개정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답했다. 미 대사관 소통 시점과 관련해선 "상식적으로 (정 장관의 발언 이후) 그 쯤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정보 유출' 논란이 커지자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구성과 관련해선 이미 수십 차례 보도되고 공개된 자료를 사용해 정책을 설명한 것일 뿐"이라며 "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한 것인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특히 "중동전쟁으로 한반도 안보 환경이 엄중한 가운데 아무 문제 없는 한미관계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행태가 걱정스럽다"며 "작년 7월 14일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구성시를 언급했는데 그때는 아무 말 없다가 아홉 달이 지난 지금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나온 저의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을 '외교참사'로 규정한 국민의힘과 함께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 사실을 언론에 알린 정부 내부 인사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인사청문회와 외통위에서 나온 구성시 관련 발언은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한 것이라는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통일부는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 △2024년 11월19일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 △2025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 등에 이미 공개된 정보라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도 전날 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이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며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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