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 출마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 유세가 '올스톱' 됐다.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발생한 사고에 두 후보 캠프는 불필요한 언행을 삼가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선거 판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7일 양 캠프에 따르면 두 후보는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가 발생한 전날에 이어 이날도 유세 중단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전날 사고 발생 직후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를 애도했다. 정 후보 측은 "사태 수습과 인명 구조가 먼저"라며 "이번 사고의 완전한 수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 후보 역시 "시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이 시간 이후로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했다.
선거를 앞두고 인명 피해 사고가 발생하자 두 캠프는 표심에 미칠 영향을 내부적으로 가늠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후보 측은 별도의 선거운동 재개 시점을 정하지 않은 채 사고 수습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캠프 내에선 현직 서울시장이었던 오 후보 측을 비방하는 언행을 자제하라는 내부 공지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오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SNS에 게시했다 삭제하기도 했다.
오 후보 캠프 내부에서도 이번 사고와 선거는 무관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선거운동 재개 여부보다는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정 후보 측이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를 두고 오 후보와 서울시의 안전불감증 문제를 지적해온 만큼 이번 사고를 선거전에 활용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오 후보 재임 중 철거가 결정되고 공사가 시작된 사안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론이 도마에 올라 정치적 공방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고와 양측의 선거운동 중단이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부 부동층이 움직일 수는 있지만 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선거 판세를 흔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남은 선거기간 동안 책임소재를 가리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를 정쟁으로 몰고 갔다가 역풍으로 되돌아 올 수 있어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서울시가 관리하던 현장인 만큼 오 후보 측에 악재는 맞지만 국토부 등 중앙부처도 연관된 사안이어서 일주일 안에 책임소재를 가리기가 어렵다"며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이를 정쟁 소재로 삼는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선거운동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투표할 마음이 있는 유권자들은 이미 마음을 정한 상태고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자체가 보기 좋지 않다"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전 판세는 정 후보가 크게 앞서가다 막판 격차가 줄어든 상황이다. 오는 28일부터 선거일까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접전 양상이다. 진보와 보수 유권자들의 막판 결집이 이어질 경우 선거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여론조사기관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9~2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정 후보는 41.7%, 오 후보는 41.6%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단 0.1%포인트(p)로 오차범위(±3.1%p) 내 초접전 양상을 띠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21~25일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 후보 42%, 오 후보 36%로 다소 격차는 벌어졌지만 역시 오차범위(±3.5%p)안에서 경쟁했다.
에이스리서치·뉴시스 여론조사는 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를 이용한 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한국리서치·KBS 여론조사는 무선전화면접 방식이었으며 응답률 1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