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14곳 중 9곳을 가져갔다. 외형상 여당의 승리다. 그러나 민주당이 선거 전 '접전' 또는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던 5곳은 모두 국민의힘 또는 무소속 후보에게 돌아갔다. 전략공천 카드까지 꺼내 든 지역에서 기대했던 확장 성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재보선이 열린 14곳 가운데 민주당은 9곳, 국민의힘은 4곳, 무소속은 1곳에서 승리했다. 재보선 결과 민주당 의석은 152석에서 161석으로, 국민의힘은 106석에서 110석으로, 무소속은 7석에서 8석으로 늘었다. 조국혁신당 12석, 진보당 4석, 개혁신당 3석 등 나머지 정당 의석은 변동이 없었다.
민주당으로선 '9대 4대 1'이라는 숫자보다 세부 성적표가 더 뼈아프다. 재보선 14곳 중 13곳은 민주당이 기존에 보유했던 의석이었다. 9곳은 수성했지만 4곳(경기 평택을, 충남 공주·부여·청양, 대구 달성, 울산 남구갑)을 국민의힘에 내줬다. 여기에 부산 북갑에선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접전지 5곳에서 모두 패한 것이다. 당초 민주당이 경합지로 분석했던 지역들이다.
민주당은 당초 경합지에서 후보 경쟁력과 정권 초반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평택을에는 김용남 후보를 전략공천해 승부수를 던졌지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과 범진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의석을 내줬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4곳은) 선거 지형상 쉽지 않은 지역이었지만 평택은 사정이 달랐다"며 "같은 세력 후보와의 경쟁이 다른 정당에게 어부지리 주는 양상이 돼 버려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네거티브가 아니라 비전 정책으로 경쟁했으면 이런 결과가 아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선거 과정에서 이어진 김 후보에 대한 조 후보의 정치적 공세가 범여권 후보들간 자중지란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부산 북갑에서도 당 지도부가 전략 공천한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한동훈 무소속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국민의힘 공천 갈등으로 보수 표가 갈라진 구도였지만 의석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한 후보는 "보수 퇴행을 막아내라는 시대정신, 이재명 민주당 정권의 폭주를 제대로 제어하라는 시대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구 달성에서 이진숙 후보의 당선으로 보수 텃밭을 사수했고, 울산 남갑에선 김태규 후보가 전태진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는 윤용근 후보가 김영빈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민주당이 '정권 초반 흐름'을 앞세워 기대를 걸었던 지역들이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의 방어·탈환 지역이 된 셈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전체 결과를 놓고 볼 때는 완패에 가깝지만 재보선에선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NS에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오만하고 무도한 이재명과 민주당에 맞서서, 국민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라는 국민의 명령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입장문에서 "국민의 요구와 경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견제와 균형의 정치를 복원하라는 명령을 무겁게 새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