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막을 내리자 자본시장 뜨거운 감자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코스피 지수 8000대를 기록하는 역대급 호황 속에서 자본시장의 과세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하지만 여야 합의로 폐지했던 제도를 다시 뒤집어야 하는 데다 과세 대상 개인투자자가 대폭 늘어난 터라 도입 부담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최근 주가 단기 급등은 특정 종목에 한정돼 있는 상태"라면서 "(금투세의) 과세 효율성은 물론 조세 형평성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당내에서 아직 별도의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금투세는 주식과 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연간 수익이 5000만원을 넘으면 그 수익의 20~25%를 과세하는 제도다. 유예되던 와중에 지난 2024년 말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과 시장 위축 우려로 전면 폐지됐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전격 합의한 결과였다. 이에 따라 현재 대주주가 아닌 일반 주주의 경우 증권거래세를 제외하면 따로 납부할 세금이 없다.
민주당에서 금투세 시행 유예를 주도했던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당시 "코스피 지수가 4000대를 가게 되면 시장 참여자들도 기꺼이 금투세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었다. 코스피는 이를 훨씬 넘어선 8000선 안팎에서 등락 중이다. 최근 코스피가 반도체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를 한 달 여 앞둔 가운데 자본소득 과세 체계를 비워둘 순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세 형평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재경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당내에 특별히 공식적인 대화가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금투세 자체는 자본시장에 도입해야 하는 제도라고 본다"며 "특히 코스피가 고점에 진입할 때 논의를 본격화해야 하며 미룰수록 시장의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도입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 수는 1456만명에 달한다. 집값 상승으로 자산을 축적한 기성세대는 물론, 부동산 시장에서 소외됐던 청년 세대도 대거 포함돼 있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로 불리는 신용거래를 일으키거나 변동성이 곱절인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통해 자산 축적을 기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주가 급등이 특정 종목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현재의 코스피 8000은 일부 대형주와 주도주가 견인하고 있다. 불장에서 소외된 섹터의 주주들은 기대 수익을 충족시키지 못했단 얘기다. 코스피 지수가 오른다고 마냥 금투세 부활 명분으로 삼았다가는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과세 엇박자는 해결해야 난제다. 금투세 도입은 근로소득세는 물론 부동산 시장·가상자산 시장과의 조세 형평성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정부는 보유세 강화 등을 통해 부동산 규제 방향을 공고히 하고 가상자산 과세는 원칙대로 부과하겠다는 기조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금투세 부활보다 가상자산 과세 폐지에 공을 들인다. 송언석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가상자산 소득세 폐지 법안을 올해 후반기 국회의 '1호 법안'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경위 조세소위원장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국회에서 긴급 토론회를 열어 가상자산 과세 중단 논의에 불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