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공급망' 핵심 거점으로…김용범 '프로젝트 트리니티' 구상 공개

이원광 기자
2026.06.11 10:34

[the300]페이스북에 "한국, 반도체·전력 인프라·첨단 제조 다 갖춘 나라"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 AI(인공지능) 육성 "AI 공급망의 거점이 돼야"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13. bjko@newsis.com /사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피지컬 AI(인공지능) 산업 육성을 통해 한국을 AI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만드는 '프로젝트 트리니티(삼위일체)' 구상을 공개했다. 김 실장은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짜이고 있는 지금 한국에는 중심에 설 기회가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11일 페이스북에 "프로젝트 트리니티는 흩어진 강점들을 하나의 국가 전략으로 엮어내기 위한 개념지도"라며 이같이 적었다.

김용범 "韓, 반도체·전력 인프라·첨단 제조 갖춘 흔치 않은 나라…셋 맞물리면 'AI 거점' 된다"

김 실장은 이 글에서 "그동안 글로벌 AI 공급망은 대표적으로 미국이 소프트웨어와 모델을 설계하고 대만이 첨단 반도체를 만들고 중국이 대규모 제조를 맡는 식으로 돌아갔다"며 "지금 3대 파이프라인이 전세계적으로 다시 짜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중국에 의한 지정학 리스크(위험)에 노출돼 있고, 중국은 미국발 기술 '디커플링' 압력을 받고 있어 AI 연산에 필요한 전력을 여러 국가들이 제때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빅테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다음 거점을 찾고 있다"며 "한국은 반도체, 전력 인프라, 첨단 제조를 한꺼번에 갖춘 흔치 않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 셋이 맞물리면 한국은 단순히 부품을 대주는 나라가 아니라 AI 공급망 전체를 떠받치는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 실장은 "AI 시대에 메모리는 필수불가결한 부품"이라며 "모델이 커질수록 GPU(그래픽처리장치)와 메모리 사이 대역폭이 성능을 좌우하고 그 병목을 푸는 핵심 기술이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지금 AI 가속기에서 HBM은 거의 필수가 됐고 그 공급의 큰 축을 한국 기업들이 쥐고 있다"고 썼다.

이어 "이 위치는 'AI 데이터센터'(AIDC)와 붙을 때 더 세진다"며 "지금 AIDC 투자의 가장 큰 발목은 돈이 아니라 전력이고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송배전 효율과 안정적인 전력망을 갖췄다. 이것은 흔한 공공 인프라가 아니라 쉽게 구하기 어려운 자산"이라고 했다.

AIDC 배치 지역과 관련해선 "전력이 남거나 발전 설비와 가까운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것이 유리하다"며 "발전지 인근에 대규모 소비처가 생기면 멀리 송전할 전력을 현지에서 쓰게 돼 송전망 부담이 줄고 수도권 가정과 산업이 쓰는 전력과도 따로 움직인다"고 했다.

[울산=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울산 동구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13. bjko@newsis.com /사진=

김용범 "피지컬 AI, 제2 반도체…대규모 학습 산업현장 보유, 차별점"

김 실장은 또 "피지컬 AI는 제2의 반도체"라며 "한국의 강점은 로봇을 잘 만들 수 있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로봇을 대규모로 굴려보고 학습시킬 산업 현장을 같이 갖고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동차 공장, 반도체 라인, 조선소, 물류센터, 첨단 제조시설이 전부 피지컬 AI의 강력한 실증 기반이자 테스트베드(시험 무대)"라며 "AI는 시뮬레이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제 환경에서 반복해서 학습하고 고쳐야 하는데 한국은 그 환경을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현장에서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트리니티의 힘은 세 산업 크기의 합이 아니다. 셋이 하나의 고리로 돌아갈 때 진짜 힘이 나온다"며 "데이터센터가 모델을 학습시키고 반도체가 그 모델을 효율적으로 돌리고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과 현실에서 그 모델을 쓴다. 그리고 현장에서 나온 데이터가 다시 데이터센터로 돌아온다"고 적었다.

김 실장은 "이 순환고리가 돌기 시작하면 트리니티는 세 산업의 합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 단위 AI 플랫폼이 된다"며 "생산 능력은 따라잡을 수 있으나 데이터와 운영 경험이 쌓인 생태계와 국가 단위 플랫폼은 쉽게 베끼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대표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4.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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