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이탈리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준비"

로마(이탈리아)=김성은 기자
2026.06.11 14:32

[the300] AI·양자기술·우주·에너지 전환 분야 협력 확대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이탈리아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0일(현지 시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2026.06.11. photocdj@newsis.com /사진=

유럽 순방 중에 이탈리아를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Special Strategic Partnership)' 수준으로 격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이탈리아 개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아프리카 발전 수요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했다.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꼬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한국의 정치·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이탈리아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양국이 2018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데 이어 8년 만에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늦은 밤 이탈리아에 국빈 자격으로 방문,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11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12일)와의 정상회담을 각각 앞두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오늘날 국제 사회는 복잡한 위기의 시대에 직면해 있다"며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유럽 사이의 전략적 대화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는 주요 유럽 국가들과 강력한 관계망을 갖고 있는 G7(주요 7개국)과 EU의 핵심국가"라며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우주,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양국은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개발 협력과 같은 글로벌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유럽 간 전략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전략적 행동 계획 2026-2030'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략적 행동 계획은 지난 1월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방한했을 때 이 대통령에게 제안한 내용으로 미래산업에 대한 양국 협력의 내용을 담았다.

이 대통령은 또 양국 간 MOU 체결 계획도 알렸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기간 동안 양국은 아프리카 발전 수요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한-이탈리아 개발협력 MOU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양국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게 이탈리아와의 관계 강화는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유럽과의 전략 협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한국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이탈리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적극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로마=뉴시스] 최동준 기자 =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이탈리아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0일(현지 시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06.11. photocdj@newsis.com /사진=

이 대통령은 한국의 경쟁력과 관련해 "크게 세 가지"라며 "우리의 강점인 첨단 제조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고도화하는 것, 제조업과 AI를 융합해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 기술과 공급망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공동 연구 프로그램, 인재 교류, 첨단 제조업 협력, 청정에너지 협력, 전략 공급망 협력 등을 통해 이탈리아를 포함한 주요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국익중심 실용외교' 전략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른바 '안미경중'의 이분법적 접근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상으로 경쟁, 협력, 그리고 새로운 도전과제들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자국의 국익에 기반한 새로운 접근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이자 공급망 핵심 플레이어"라며 "미국과의 동맹도 한국의 외교 정책의 기본 기둥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조속한 환수 의지도 거듭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동맹 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키고 우리의 자율적 역량을 강화해 다른 나라들과 더 넓은 협력 네트워크를 추진할 것"이라며 "자율적 역량이란 동맹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안보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기대하는 방향과도 완전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개헌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24년 비상계엄 선포가 대한민국은 위기에 빠뜨렸다"며 "시민들 덕에 계엄선포는 무력화됐지만 이 사건은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제한할 도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1987년 개헌 이후 39년간 단 한 차례의 개헌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우리 시대의 현실을 반영해 헌법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법한 계엄 선포와 같은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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