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여야 중 누가 갖느냐가 핵심 쟁점인데,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민주당이 중요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6번째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늘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중요 상임위원장을 자당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협상이 평생선을 달리고 있다.
핵심은 법사위원장이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의결한 법률안에 대한 심사를 한다.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이라도 법사위에서 막히면 본회의 상정이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면 일을 못 하게 틀어막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원내대표는 "저희들이 수차례 강조했듯이 일하는 국회, 성과 내는 국회를 위해서는 책임 있게 일하기 위해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를 가져가면 이재명 정부의 입법 독주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국회 관례대로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논평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법사위가 오히려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한 검사를 표적 삼아, 살아 있는 권력을 비호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며 "이는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독식해 견제와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24일을 사실상 협상 시한으로 보고 있다. 25~26일에는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민주당은 그 전까지 법사위원장 문제를 포함한 상임위 배분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원내대표는 "방법은 두 가지"라며 "의석수대로 11대 7로 나누는 문제, 계속 시간만 끌면 민주당이 단독으로 결정하는 문제다. 두 가지를 놓고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법사위원장을 두고 양당의 입장차가 커 협상 타결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결국 법사위를 포함한 일부 상임위원장의 경우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단독으로 선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민주당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22대 전반기에는 총선 압승 기세를 몰아 법사위원장 등 중요 상임위를 차지했으나 6·3 지방선거 이후로는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런 상황을 지렛대삼아 중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상반기처럼 했다가는 민주당은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법사위 등 중요 상임위를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법사위 외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정무위원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등 경제·민생과 밀접한 상임위를 놓고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