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당권 주자들의 수싸움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주 대표직 사퇴가 유력한 정청래 대표는 연임 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당 복귀 이후 당정 지지율 반등을 위한 본인의 역할론을 피력했다. 송영길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를 이유로 정 대표의 불출마를 압박하는 동시에 김 총리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며 연대 가능성을 띄웠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오는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하고 사실상 차기 당권 경쟁 체제에 돌입한다. 이번 주가 전당대회 판세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오는 24일 최고위원회의를 전후로 대표직을 사퇴하고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의 거센 불출마 압박 속에서도 정면 돌파를 선택할 공산이 커 보인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검찰에게) 숟가락만 한 보완수사권이라도 주면 그 숟가락으로 칼을 만들어 정권에 언제 들이댈지 모른다"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에 신중한 입장을 표하는 상황에서도 강경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검찰개혁 주도권을 확보해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 대표가 지난 주말 전북 전주와 군산 등 호남을 이틀 동안 방문한 것도 당권 도전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호남은 민주당 권리당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텃밭이다. 정 대표의 이번 주 행보는 향후 당청 관계의 향방을 가를 뇌관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지난주 순방에서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90도 인사'를 하며 몸을 낮췄지만 비당권파들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행보라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복귀 직후 청년 문제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당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대통령이 견인해 상승하던 국정과 당 지지율이 선거 이후 동반 하강하는 시기"라며 현재 당 지도부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번 주 중국 다롄에서 개막하는 하계 다보스포럼 참석을 끝으로 총리로서의 마지막 공식 외교 일정을 마무리한 뒤 당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당으로 돌아가면 지지율을 회복하고 국정 동력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하게 느낀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송 의원은 정 대표에 대한 불출마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대통령이나 상당수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를 패배로 지적하는데 정 대표 본인은 승리했다고 하며 왜 물러나야 하느냐고 한다"고 했다. 앞서 송 의원은 정 대표와 자신의 출마 결정을 연동해 정 대표의 연임 불출마를 압박했다.
반면 김 총리의 리더십은 높이 평가했다. 송 의원은 "초대 총리로서 이 대통령을 잘 뒷받침했고 뛰어난 역량을 가진 분으로 당 대표 자격이 충분하다"며 "지난 대선의 1등 공신이자 총리직을 원만히 수행해 대통령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총리와 송 의원의 '비당권파 연대설'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연대가 성사되면 이번 전당대회는 '정청래 대 김민석'의 양자 구도로 막판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 의원은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DC 출국길에 오른다. 그는 미국 한인 유권자 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이 개최하는 '한반도 평화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을 만난다. 정치권에선 외교부 장관 입각설의 명분을 쌓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