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이 성역이 됐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이 6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는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이 부위원장이 사퇴의사를 전했다"며 "청와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한 후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입장문에서 "최근 제 개인 SNS에 게시된 글이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됐다"며 "이로 인해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판단과 자진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썼다.
이 부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사임권고를 수용하기까지 깊이 고심했다"며 "이번 사퇴는 명확한 해촉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법치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부당한 정치적 공세에 밀려 사임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앞으로 정치권력의 무도한 횡포를 용인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적었다.
이 부위원장은 또 "여전히 우리 사회가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고 필요한 화두를 던졌다는 자부심에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 모두에게 성역은 있지만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이날 논란이 확산하자 이 부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청와대의 엄중경고에도 이 부위원장이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은 데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 위원장에 대한 즉각 사퇴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청와대는 이날 "책임과 권한이 큰 대통령직속 위원회에 임명된 주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국정기조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경고조치를 했다"며 "이후 해당 사안이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는 인식에 따라 사퇴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도 "이재명정부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 외연을 확장하는 포용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부위원장은 서울 배재고가 광주제일고와 야구경기를 하던 중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구호를 외쳐 논란이 되고 징계 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난 3일 "5·18이 성역이 됐다"며 "북한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후 이 위원장의 발언이 큰 논란을 낳자 강 대변인은 지난 4일 "이 부위원장이 SNS에 게시한 개인적인 의견은 혐오와 조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거부기조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특히 정부 소속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다. 이에 엄중경고하고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우파성향 경영학 교수로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했다. 지난 3월 이재명정부의 총리급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