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오는 8월 당 대표 선거에 도입하기로 한 '선호투표제'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친청(친 정청래)계 측의 반발로 당내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해 전준위에서 선호투표제를 의결해 발표했지만, 일부 최고위원의 이견이 있어 논의를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견이 있는 부분, 법리 해석을 포함해 오후에 전준위에서 재논의한다"며 "기획 분과에서 일차적으로 논의하고 오는 9일 전준위 전체회의에서 논의하는 절차가 있을 것 같다. 그다음에 최고위 보고·의결, 당무위 의결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준위는 전날 당원들이 1~3위를 선택하는 선호 투표제를 채택하기로 했다. 1순위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바로 당선자가 결정되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가 탈락하고, 탈락 후보를 선택한 표의 후순위 선호를 반영해 당선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즉 3위 후보를 1순위로 뽑은 각 투표자가 '2순위'로 명시한 후보에게 득표수를 가산한다.
하지만 유력 당권 주자인 정 전 대표는 선호투표제에 대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면서 수 없듯이 당헌·당규를 위반하면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저도 좀 당혹스러웠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정책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경선룰로 시비를 가릴 생각은 없지만, 당헌·당규 위반 소지가 있으면 당원들 사이에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잘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의원이 선호투표와 관련해 "저로선 승리의 카드가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데 대해선 "저는 유불리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며 선호투표제 도입에 제동을 걸었다. 민주당 당헌 25조와 당규 66조 등에 "당 대표는 과반수의 득표로 선출하고, 이를 위한 결선투표 실시 등 구체적인 사항은 당규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선호투표제 역시 결선투표의 한 방식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선호투표제 도입에 따라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정 전 대표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 의원의 유불리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자 구도가 이어질 경우 1순위가 누구이든 2순위엔 선거 연합이 예상되는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유력하기 때문에 정 전 대표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