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호남을 찾아 당심 구애 행보에 나섰다. 당 대표 선거 경선 룰인 '선호투표제' 채택 여부를 두고 계파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후보들간 신경전도 지속됐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1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자동 민주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제3차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오늘 아침 신문을 보면서 의원들 가운데 '친석'(친김민석) 이렇게 구분한 걸 봤는데, 지금 그런 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자기 정치할 시간도 아니고 대선의 시기도 아니다. 지금은 오로지 대통령과 정부를 뒷받침하는 것 외에는 여당의 책무는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이원택 전북도지사와 면담 후 "특정 지역(전북)이 소외됐다는 시각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면서 "호남-충청-영남으로 이어지는 전반적 개조와 전환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전북 소외론'을 반박한 것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김 전 총리와 함께 전북도당 상무위에 참석했다. 정 전 대표는 "1년 동안 강력한 개혁 당대표로, 그 어렵다던 검찰·사법·언론개혁을 여러분과 함께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많은 사람이 의심하고 있다"며 "누가 당대표가 돼야 그걸 할 수 있는지, 그건 말이 아니라 지난 1년의 지난한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조선대에서 열리는 특별강연회에도 참석해 '국민이 지킨 나라, 민주적 국민정당'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송영길 의원도 이날 호남을 방문해 지지 기반을 다졌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단지 조성과 관련해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핵심 과제라고 진단했다.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3명의 당권 주자들이 호남에 집결한 것은 유권자인 권리당원의 35%가 호남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호남 당심을 잡아야 승리가 가능한 구조다.
당권주자들은 선호투표제를 두고 신경전도 이어갔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선호투표제 채택 여부를 두고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해 이날 밤 다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1~3순위 후보를 적고 1순위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킨 뒤 해당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표의 2순위를 배분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선호투표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친청(정 전 대표)계 중심으로'당헌·당규 위반'이라는 반발이 작지 않다. 반면,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경선 참여) 선수들은 룰의 유불리를 떠나 당에서 포괄적으로 결정하면 뛰고 승리하는 게 좋다"며 "전임 지도부 때 통과된 것인데 갑자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의아하고 기본적으로 룰에 대해 시비를 하면 좀 치사해진다"고 정 전 대표를 직격했다. 송 의원도 광주 KBS 라디오 '무등의 아침'에서 "(지난해 전당대회에선) 후보가 박찬대·정청래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선호 투표가 적용이 안 됐을 뿐 (후보가) 3명이면 적용한다고 당무위원회가 의결했다"며 선호투표제 채택에 힘을 보탰다.
한편, 정 전 대표는 전날 SNS에 당권 경쟁 주자들의 협공과 관련해 "2 대 1, 3 대 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며 "많이 아프다"고 했다.